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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보엠 Feb 21. 2022

순천

국내 여행지 중 순천이 가장 좋았다는 지인의 개인적 소회를 듣게 된 이후. 순천은 언제나 내 맘속 위시리스트 1순위였다. 그리하여 수안보서 남쪽으로 운전대를 잡았다.


사람마다 순천에 대한 느낌이 다르겠지만. 지난 일주일간 오로지 방문객으로서 경험해본 순천은 문학가의 도시였다.

김승옥, 조정래, 정채봉 작가 등을 비롯하여. 깊고 풍부한 감수성으로 굵직한 스토리 전개가 훌륭한 작품들을 많이 남긴 문학가들을 꾸준히 양성해온 도시. 그래서일까. 서울 강남 도심 한복판은 국적을 알 수 없는 간판들이 즐비한데. 순천의 상점 이름들은 시의 한 구절을 옮겨둔 것 마냥 품위가 있었다.

 지인이 너무나 반하였던 그곳. 순천만 습지 공원에  입장권을 구입할  자매도시에서 왔다는 이유로 뜻밖에도 50% 할인받는 호사를 누렸다. - - 하는 갈대와 바람의 대화를 들으며. 전망대를 향해 공손한 마음으로 걸음을 옮겼다. 한때 평일 2  정도가 방문했던 엄청난 관광지로 알고 있는데. 사람을 드문 드문 발견할 정도로 고요했다. 그것이 그곳 자연에게 얼마간의 휴지기를 준다면  역시도 나쁘지 않을 듯했다.

순천 시내로 나와 걷고 있는데. 어느 책방 앞에서 필카 자판기를 발견했다. 진짜 오랜만에 보는 거라 반갑고. 색색가지 예쁜 필카를 보니 신기하고. 그러나 가격이 꽤 비싼듯해서 구입까진 망설일 수밖에 없었다. 필름 속에 담으면 가장 예쁠 풍경이 많은 곳. 여기 순천이 맞긴 하겠다.

아랫장이 선다는 소식을 순천역 앞 김밥집에서 라면 먹다가 주워듣고는. 전남 최대 5일장을 구경하기 위해 바삐 걸었다. 현금이 궁핍한 내가 가판대에서 만만하게 사 먹을 수 있었던 것은 바로 꿀호떡. 여기 와서 또 느낀 것은 적어도 내가 먹었던 칼국수, 치킨, 호떡 등 음식의 반죽이 예술이라는 거였다. 진짜 맛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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