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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보엠 Feb 05. 2017

[편의점 인간] 후루쿠라 게이코에게

평범한 척. 행복한 척. 보통인간인 척. 남들처럼 그렇게

그럴 때가 있어요. 무리 가운데 나만 겉돌고 있다는 느낌. 오고 가는 대화에 섞이지 못하고. 그 안의 공기마저 너무 낯설지만 절대 티를 내서는 안되죠. 재밌거나 웃음이 나지 않아도 적절한 타이밍에 맞춰 어색한 미소라도 한 번씩 지어줘야 해요. 이 사회는 그걸 공감이라고 받아들이고. 사람 속이 어떻건 그게 예의라고 생각하네요.


편의점에서 일한다고, 서른이 넘은 여자가 혼자 산다고, 변변한 집이 없다고 수군대는 사람들. 뒤에서 모르게 얘기하는 거라면, 일부러 악플을 찾아 읽을 필요가 없듯이, 그냥 무시하고 넘어가줘요. 하지만 그들의 단순하고 오만한 궁금증이나 풀어보자고 당신에게 직접 물어온다면, 그런 말도 안 되는 요구는 당당히 거절해줬으면 해요. 게이코 당신은 누구에게도 기대지 않고 성실히 자신만의 삶을 살아가고 있는 거잖아요.


당신은 남다르게 반응했었던 어릴 적 기이한 행동들에 대해 털어놓았죠. 스스로가 특이하다는 사실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당신을, 나는 결코 비정상적이라고 생각하지 않아요. 되려 전혀 평범조차 하지 않으면서 특별한 척 우쭐하며 안하무인인 사람들도 세상에는 많이 있죠.


남보기에 평범한 척. 행복한 척. 보통인간인 척. 노력하는 당신의 모습보다는, 당신이 가장 자신감 넘치고 가장 평안함을 느꼈던 곳으로 돌아가고자 했던 그 용기있는 선택에 박수를 보냅니다. 설령 그 곳이 이 시대의 대다수가 기대하는 곳이 아닐지라도. 당신만 좋다면 나도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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