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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arang LAB Feb 09. 2018

인간을 섬기는 조직

HSO(Human Service Organization) 새롭게 보기

네모난 침대에서 일어나 눈을 떠보면

네모난 창문으로 보이는 똑같은 풍경

네모난 문을 열고 네모난 테이블에 앉아

네모난 조간신문 본 뒤

....


유영석의 곡 '네모의 꿈' 가사의 일부이다. 이 노래를 들을 때마다 (원작자는 의도차 않았더라도) 이런 생각이 든다. '그래, 인간은 네모가 아니야. 모두 각자의 모양이 있지.' 마음 속으로 이런 생각을 하고 주위를 둘러보면 숨이 막힌다. 모두 규격화 되어있다. 그 틀로 사람을 보게 된다. 비영리 재단(Non-profit Foundation)에서 일하지만, 효율성과 예산, 평가지표 등은 늘 따라다닌다. 


그런데, 원래 하고 싶었던 일은 그게 아니었다. 인간을 새롭게 하고, 변화시키면 이 세상도 변할 수 있을 거라고 꿈꿨다. 꿈과 현실 가운데 현실로 많이 기울었지만, 여전히 꿈을 꾸고 있다. 발은 땅에 디디면서도 여전히 시선은 저 땅 너머 어딘가를 헤매고 있다. 


NGO(Non Government Organization), NPO(Non Profit Organization)의 구분은 정부나 이익으로부터 구분되는 어떤 조직을 지칭하고 있으나 이것만으로는 부족하다고 생각한다. 우리가 일하는 조직은 정부에 속하지 않고, 영리를 추구하지 않는 것이 아닌 분명한 목표가 있다. 바로 '인간'이다.


저명한 사회복지 행정학자였던 미국 UCLA 대학의 교수 하센펠트(Yeheskel Z. Hasenfeld)는 20세기 명저 「Human Service Organizations」에서 학교, 병원, 교회, 사회복지 시설 등을 '인간을 섬기는 조직 - HSO'(Human Service Organization)으로 분류하며 이 조직들이 공통적으로 가지는 특징들에 대해 설명한다. HSO 조직이 기존의 조직들과 다른 점은 다음과 같다. 첫째, HSO 조직의 원료(raw material)은 인간(human)이다. 둘째, HSO 조직의 목표는 불확실하며 애매모호할 때가 많다. 셋째, HSO 조직의 기술(art)은 불확실하다. 넷째, HSO 조직의 핵심적 활동은 ‘관계’에 기반하는 경우가 많다. 다섯째, HSO 조직의 효과성을 측정할 지표(계량화된 숫자나 실적 등)가 부족하다.


나는 내가 일하는 조직을 NGO나 NPO보다는 HSO로 부른다. 무엇보다 내가 하는 일 가운데 '인간'이 그 중심에 있기 때문이다. '인간'을 중심으로 NGO, NPO 조직을 새롭게 바라보고 거기서 얻는 새로운 통찰들을 나누게 되길 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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