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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 내 친구는 현재 튀르키예에 산다.

by 에밀리


고등학교 때부터 지금까지 함께하는 동기모임이 있다. 각자 가정을 이루고 나이가 들자 점점 모이기가 힘들었다. 그러나 우리는 튀르키예에 사는 친구가 한국에 나오면 하나 둘 다 같이 모이게 된다. 각자 자신의 인생노선에서 열심히 분투하며 살아가는 우리는 현재 40대 중반의 삶을 살아가고 있다.




친구와 오랜만에 전화통화를 하면, “우리 하루빨리 튀르키예에서 만나자”는 인사로 마무리했다. 언젠가는 그곳에서 만날 날을 꿈꾸며 살아갔다.


어떤 계획도 없이 꿈만 꾸며 살아가다 보니, 그 언젠가 가겠노라는 다짐을 실천할 수 없을 것만 같았다. 그래서 같은 동기인 다른 친구와 여행통장을 만들었다. 열심히 모으면 기회가 주어졌을 때 “우리 떠나자” 하면 가는 거다.


그렇게 1년, 2년, 3년이 지났다. 그리고 코로나가 터졌다. 코로나를 핑계로 우리는 나가지 못함을 아쉬워했다. 그렇게 4년, 5년 시간이 지났을 때쯤, 튀르키예 비행기 티켓팅 할 수 있을 만큼 쌓였다. 그리고 나는 퇴직하기로 마음먹었다. 순간 친구와 나는 “우리 떠나자 “하였다.


친구가 튀르키예에 오면 별다방 커피를 마음껏 사주겠다고 했다. 그런데 지금은 물가가 거의 두 배쯤 올랐다고 한다. 아마 여행경비도 만만치 않을 것이라고 했다. 이렇게 마음먹기까지가 얼마나 많은 시간이 걸렸는가?


“그래! 한 번 가보자! “


우리는 떠나기로 했다. 이 시간들을 통해 분명히 깨닫게 되는 것이 있을 것이다. 그렇게 우리는 더 구체적으로 계획하였다. 그리고 일정을 짜고 숙소를 예약하였다. 그렇게 점점 출국날이 다가왔다. 친구가 말한다. “너희들이 온다니 너무 설렌다.” 우리도 설레었다.


저 멀리 형제의 나라 튀르키예에 떠나 그곳에서 자신의 삶의 터전을 만든 내 친구, 튀르키예 남편과 결혼하고, 아들을 낳고 튀르키예에서 살아가고 있다.


우리는 이제 드디어 튀르키예에서 만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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