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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 드디어 비행기를 탄다.

by 에밀리

비행기 티켓팅을 한 후에 해야 할 일은 아주 좋은 좌석을 선택하는 것이다. 친구의 폭풍 검색으로 장시간 비행의 좋은 여행 하기 위한 좌석 선택은 퐁당 선택이었다. 3-3-3 좌석 가운데 쪽 양쪽 좌석과 다른 쪽 맨 끝을 선택했다. 설마 양쪽이 선택되어 있는 좌석 가운데를 누가 선택하겠느냐이다. 좌석을 선택한 친구의 말에 우리는 적극 동의를 했다.




드디어 출국날이다. 오전 9시 45분 비행기, 우리는 과연 몇 시에 갈 것인가? 고민에 빠졌다. 보통 해외여행할 때 3시간에 전에 공항에 가서 수화물을 붙인다. 그러고 보니 여권을 두고 오거나 수화물을 보내는 데에 문제가 생기는 등 어떤 일이 어떻게 생길지 모르 것에 대한 대비하는 시간이 된다.


우선 우리는 짐이 많다. 3명에서 하는 여행이지만 튀르키예에 사는 친구의 짐 까지 4개의 캐리어와 각자 배낭 한 개씩 그리고 핸드백까지 어마어마한 짐을 가지고 가게 되었다. 대부분이 한국 음식을 그리워하는 친구를 위한 것들이 가득하다.


오랜만에 가는 공항이라 설렘이 가득했다. 비수기기간 3월 초 평일 사람이 별로 없을 줄 알았다. 그건 나만의 착각이었다. 공항에 왜 그렇게 사람이 많은 것일까? 그런 생각도 잠시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 우리는 아시아나항공 직항을 타고 떠난다.


두둥!

과연 비행기에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탈 것인가? 우리의 작전이 성공할 것인가? 두둥~오예 성공이었다. 이번 비행 편 뒤쪽 좌석에 자리가 많이 비었다. 그래서 우리는 한 줄씩 자리를 차지하고 누워서 여행하였다. 우리뿐만이 아니었다. 장시간 비행하는 사람들을 위한 소소한 팁인가 보다. 퍼스트클래스는 아니지만 우리만의 이코노미 퍼스트클래스가 되는 것이다.


예전에 장시간 비행이 정말 힘들었는데, 이번에 누워 자면서 가다 보니 10시간의 비행이 부담스럽지 않았다. 6시간의 시차를 더 보낼 수 있어서 인가? 여행이라는 설렘이 있어서 인가? 힘이 하나도 들지 않았다(이건 아마 후자가 맞을 것이다. 돌아오는 날의 비행이 엄청 힘들었다는 사실을 보면 말이다).


비행기를 탈 때의 최대 이슈는 바로 기내식이다. 과연 어떤 음식을 먹을까? 지금에 와서 보니 매번 같은 기내식이었는 데 여행 때 그것도 비행기 안에서는 왜 그렇게 설레는 것일까?


피곤함을 날려줄 화이트와인과 함께 영양쌈밥 그리고 종갓집 김치, 나중에 그리워하게 될 것 같아 배가 불러도 맛있게 냠냠했다.


한참 자다가 일어나서 먹은 기내식이다. 아이스크림 같지만 크림치즈와 모닝빵을 맛있게 먹었다.


친구가 하나라 아쉬웠다던 간식으로 먹은 피자, 아주 맛있게 먹었다. 비행기에서 먹는 피자는 꿀맛이었다.


그렇게 우리는 자다가 먹다가 자다가 먹다가를 반복하다 보니, 어느덧 이스탄불국제공항에 도착하였다. 6시간의 시차를 경험하며 오후 3시 45분에 도착하였다. 체력과 기력을 보충하였다는 만족감과 신나는 마음으로 수화물을 찾으러 갔다. 그런데 생애 처음 나에게도 이런 일이 생겼다.



내 캐리어의 바퀴가 2개가 되어 있었다. 심하게 훼손되었다. 그런데 나만 그런 것이 아니라 수화물 라인에 나오는 몇몇 캐리어들도 그랬다. 그리고 열심히 검색해 보았다. 당연히 보상받을 수 있었다.


캐리어가 훼손되면 바로 그 공항에서 아시아나항공사 창구를 찾아가 보상을 요청하면 바로 대체 캐리어를 준다. 나는 여행 중에 다른 캐리어를 구입 후에 보상금을 받는 방법을 사용했다. 진작 알았다면 여행 중에 아시아나 측과 메일을 주고받는 시간을 보내지 않아도 되었을 텐데 말이다.


드디어 이스탄불 국제공항의 출입구를 통해 밖으로 나왔다. 우리에게는 우리를 마중 나온 사람이 있었다. 튀르키예분인 친구의 남편이 기다리고 있었다. 공항에서 친구의 집은 1시간의 거리였다. 언어는 달라도 눈빛으로 대화했다. 그리고 우리에게 소중한 구글번역기가 대화의 장을 열어주었다. 영어도 서로 하다 막히면 구글번역기의 도움으로 대화를 이어갈 수 있었다. 구글이 없었다면 여행에 많은 어려움이 있었을 것이다.


드디어 친구의 집에 도착했다. 반가움에 우리는 쉬지 않는 대화를 시작하였다. 그리고 마침내 캐리어에 꾹꾹 눌러 담은 짐을 하나 둘 꺼내고 꺼내고 풀었다. 이렇게나 많은 짐들을 우리가 가져왔단 말인가?


이스탄불에서의 첫 식사이다. 바로 친구의 정성과 사랑이 담긴 너무나도 귀한 식사였다. 친구가 이렇게 음식에 소질이 있었단 말인가? 친구의 집에 머물며 최고의 대접을 받았다. 이렇게 우리의 튀르키예 여행이 시작되었다.


신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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