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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에밀리 Oct 02. 2023

수술이 잘 되었습니다.

슬기로운 의사생활을 보다가 제일 안심되는 말

오랜만에 슬기로운 의사생활 정주행을 했습니다. 제가 웬만해서는 드라마를 다시 안 보는데, 이 드라마는 다시 보기를 하게 되는 드라마입니다. 다시 보게 되는 몇 가지 이유에 대해서 나눠볼까 합니다.




첫 번째, 우정입니다.

대학교 첫 엠티에서 만나게 되는 5인방의 우정스토리가 너무나도 부럽습니다. 어릴 적 순정의 마음이 서로에게 끈끈한 정이 되어 현재의 우정을 만들어갑니다.


각자의 인생스토리를 눈치 보지 않고, 편하게 이야기할 수 있는 우정이 멋집니다. 살다 보면 최악의 순간을 맞이할 때가 있습니다. 그 순간은 본인도 감당하기 힘들어서 마음속 깊은 곳에 숨겨두게 됩니다. 그 아픔을 말없이 옆에서 묵묵히 함께 한다는 것이 너무나도 귀합니다.


두 번째는, 러브입니다.

연인 간의 러브스토리가 담겨 있습니다. 만나고 헤어지고 하는 과정이 쉽지만은 않습니다. 개인적으로 사랑은 타이밍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함께 해야 할 그 타이밍의 순간에 옆에 누가 있는가가 중요합니다.


“지금 이 순간에 누구와 함께 하고 있는가?”


인생이라는 나의 삶의 스토리에 어느 순간 살며시 내 삶에 물들어 가는 러브가 있기에 인생은 아름답습니다.


마지막으로는, 휴먼입니다.

율제병원에서 의사로서의 사명을 감당하는 그들의 이야기 속에 담겨 있는 휴먼입니다. 매 회마다 혹은 연계되어서 삶과 죽음을 오가는 사람들의 인생이야기가 담겨 있습니다. 그 속에서 풍겨져 나오는 사람 사는 이야기가 가슴 아프고, 함께 기뻐할 수 있는 이야기가 담겨 있어서 좋습니다.


지금 생각나는 드라마 속 이야기가 있습니다. 배우 조정석 역할의 이익준 선생님으로부터 간이식을 받고 퇴원한 환자 이야기입니다. 수술이 잘 되고, 다행히 어린이날 전날에 퇴원하게 되었습니다. 아내와 아들과 함께 어린이날 자장면을 먹기로 했다며 행복해하는 모습을 보이며 퇴원합니다. 그런데 그다음 날, 이익준 선생님의 환자 중에 한 명이 교통사고로 병원에 이송되어 장기기증을 하려고 한다는 소식을 듣게 됩니다. 바로 그 환자였습니다.


장기기증을 하기로 결정되어, 이익준 선생님이 수술하기 위해 수술방으로 들어갑니다. 모든 준비가 다 되었는데 이익준 선생님은 잠시 기다립니다. 그리고 장기를 받으러 가는 선생님들에게 10분만 기다려 달라고 합니다. 시간적 여유가 된다고 잠시 기다리자고 했는데, 다른 선생님이 이틀밤을 새웠다며 빨리 해 주시면 안 되느냐고 묻습니다.


그때 가슴이 턱 막혔습니다.


환자분의 아이는 이제 평생 자장면을 못 먹게 될 것입니다. 10분만 기다려 달라고 합니다. 이 환자분의 사망시간은 5월 6일 0시 10분으로 아내에게 통보됩니다.


삶과 죽음 앞에 서 있는 곳에서의 이야기 속에 숨겨져 있는 많은 이야기들이 담겨 있습니다. 내가 살아온 인생이 또 다르기 때문에 볼 때마다 이 드라마는 새로운 이야기들이 제 마음을 두드립니다.


오늘은 우정, 러브, 휴먼이 담겼습니다.

다음에 또 보면 어떤 이야기가 담길지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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