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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에밀리 Oct 03. 2023

함께 흔들리자 쓰러지지 않도록

가을을 앞두고 있어서 코스모스를 그려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플러스펜 수채화를 배우고 있는데, 쉽지가 않네요.

 

우선 연필로 기본 스케치를 합니다. 그림을 잘 그리는 편이 아니라 캘리선생님이 그리시는 걸 보면서 하나하나 따라 그려봅니다. 그리고 플러스펜으로 기본칠을 하고 난 후에 워터블러시로 채색합니다.


플러스펜으로 기본칠을 하는 것에도 요령이 필요합니다. 힘을 주어서도 안되고, 적절하게 조심하게 칠해야 나중에 채색할 때 잘 표현됩니다. 너무 힘을 주어서 긋다 보면 나중에 자국이 남아서 수채화 표현이 잘 되지가 않습니다. 그 요령이 어렵네요. 초보임에도 잘하고 있다고 선생님이 칭찬해 주시니 더욱 열심히 잘해보려고 합니다.




가을 어느 날에 평소에 걷던 그 길을 걷다 보면 길가에 핀 코스모스를 보게 된 때가 있습니다. 꽃이 없다면 삭막한 그 길가가 코스모스가 피니 아름다운 길이 됩니다. 가을바람에 흔들거리며 그 길을 꾸며 주는 코스모스로 인해서 막막했던 제 마음에 잠시 쉬어갈 수 있는 길이 되어주었던 적이 있었습니다.


“함께 흔들리자 쓰러지지 않도록”


가수 카이의 노래에 “함께 흔들리자”라는 노래가 있습니다. “함께 흔들리자 쓰러지지 않도록 서로 기대며 “ 이번에 알게 되었습니다.


혼자 쓰러지지 않으려고 안간힘을 써서 버티고 서 있었는데, 문득 자신과 같은 처지에 있는 옆에 있는 사람을 보게 되었습니다. 혼자 설 수 없다면 함께 흔들리자. 언덕 위에 꽃처럼 아름답게 함께 흔들리자는  가사 내용이 담겨 있습니다.


혼자 쓰러지지 않기 위해 목을 꼿꼿이 세우면 안간힘을 내며 애썼던 시간이 있습니다. 작은 바람에도 흔들리며 수많은 시간을 자책하며 보냈던 시간이 있습니다. 그런 시간들을 통해서 자존감이 땅 밑으로 떨어져 있던 시간입니다.


무엇이 그렇게 힘들었을까요?


저밖에 몰라서 그랬습니다. 나만 힘들고, 나만 못났고, 나만…. 나만….. 나만….. 스스로에 대한 자책이 너무나 컸기 때문입니다.


주위를 둘러보니 나만 그런 게 아닙니다. 인생이라는 것이 넘어지기도 하고, 그러다가 다시 일어서는 것이 인생이라는 것을 몰랐습니다. 나만이 아닌 우리 모두가 다 그렇게 살아가는 것입니다.


혼자 잘랐다고 목을 꼿꼿이 세우며 쓰러지지 않으려고 했던 제가 있기에 지금의 제가 이렇게 이야기할 수 있겠지만 말입니다.


“함께 흔들리자. 언덕 위의 꽃처럼 우리 아름답자”

-카이


우리는 저마다 인생의 굴곡에 흔들리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물이 위에서 아래도 흐르듯이 인생은 흐르게 되어 있습니다. 다른 길로 가기도 하고, 웅덩이에 고여 있기도 하면서 흔들리며 자신의 길로 가고 있음을 보게 되는 것입니다.


저는 지금 잠시 웅덩이에 고여 있습니다.

아무런 생각도, 아무런 의미도, 아무런….

아무것도 찾지 못하고, 고여있습니다.


예전에는 자책하며, 꺾여 버렸을 테지만,

지금은 언덕 위의 꽃처럼

아름답게 흔들리고 있음을

보이지 않는 희망을 바라보며 살아갑니다.


함께 흔들리자.

쓰러지지 않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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