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하기로 Jan 11. 2022

디자인 템플릿, 왜 내가 쓰면 구릴까?

캔바, 망고보드, 미리 캔버스 제대로 사용하기

이번 글은 들어가기 전에 잠깐, 제 브런치 소개를 해야겠어요. 소통이 별로 일어나지 않는 브런치의 장점이자 단점 덕분에 '기'가 없는 승결 콘텐츠를 주로 올렸었는데요. (앞 뒤 맥락 없이 내용 전달 위주) 글 쓰는 하기로를 잠시 소개하고자 합니다. 


제가 온라인에 디자인 관련 콘텐츠를 만들게 된 계기는 심플합니다. 

비전공자 / 일반인을 위한 디자인 콘텐츠를 만들고 싶다! 



왜 일반인 대상이었나.

첫째, 전문적인 내용을 쓰기 위한 필력과 체력이 아직은 모자랍니다. (거북이 속도로) 글을 쓰기 시작한 지 이제 겨우 2년 정도 되었어요. 

둘째, 파편화된 디자인 콘텐츠 대다수가 툴 사용법 위주 / 꾸미기 일색 / 본질을 알려주지 않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아마 니즈도 없겠죠. 뭐부터 알아야 할지 모르니까.

셋째, 떠돌아다니던 저의 생각, 경험, 고민을 정제하고 싶었습니다. 


처음은 브런치에서 글을 쓰고, 다음으로 유튜브를 했는데 - 브런치는 브런치 북을 냈고, 유튜브는 힘이 달려서 그냥 놔뒀어요. 유튜브 할 때 참 재미있긴 했는데, 그때는 정말 유튜브만 매진해서 열심히 했고 지금은 돈 벌어야 해서 쉽게 다시 시작하지는 못해요. 저는 일 뿐 아니라 라이프스타일도 소중한 사람이라. 


이 글은 제가 유뷰트용으로 만들어 두었던 콘텐츠인데, 묵혀두기 아까워서 꺼내왔습니다. 최근에는 주니어 디자이너를 대상으로 한 '디자이너 어디까지 해봤니' 매거진에서만 글을 발행하고 있었어요. (한 달에 한 번씩 올렸더라구요... 반성) 


'인생 무기 디자인' 매거진의 글을 브런치로 냈더니 남아있는 글이 덜렁 3개길래 다시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글도 열심히 써보려고 합니다. 일반인/디자이너 구분하는 것이 큰 의미가 없을 수 있지만 글을 쓰는 대상과 목적이 다름을 인지해 주셨으면 좋겠어요 -!! 








예전에 디자이너가 가장 듣기 싫어하는 말이 있었습니다. 디자인, 그거 뚝딱 되는 거 아냐?


그런데, 기술이 발전하면서 디자인이 정말로 뚝딱 되는 세상이 와버렸어요. 클릭 한 번에 이미지 넣고, 텍스트만 바꾸면 디자인이 저절로 됩니다. 심지어 로고도 뚝딱! 만들어줘요. 이런 서비스를 디자인 템플릿이라고 하는데 대표적인 곳으로 망고 보드, 미리캔버스, 캔바가 있겠습니다.


가장 많이 쓰는 것 같은 망고보드



디자이너인 저도 템플릿 퀄리티가 좋아서 놀랬던 미리캔버스. 편집 디자인만 할 줄 알면 몸 값이 안 오르는 이유를 이제 아시겠죠? 심지어 템플릿 디자인보다 더 실력이 없는 디자이너도 왕왕 보입니다. 



https://www.canva.com/ko_kr/create/

글로벌 기업 캔바. (호주) 모바일 사용성이 뛰어나서 많이들 사용하는 것 같습니다.  







모두가 디자이너가 될 수 있는 세상

좋아요, 포토샵 안 깔아도 웹에서 디자인할 수 있는 세상이라니. 제가 꿈꿔왔던 세상이기도 하죠. 아름다움과 미를 볼 수 있는 심리가 기본이 되는 세상. 그런데! 템플릿만 쓰면 나도 디자이너처럼 할 수 있을 거 같은데 내가 만들고 나면 뭔가 좀 어색하지 않던가요. 어색하다는 것을 인지하는 정도면 볼 줄 아는 '안목'이 있다는 것이고, 디자이너인 제가 보기에는 대체로 어색합니다. (우리도 밥 벌어먹고 살아야 하지 않겠어요?ㅎㅎ)


이런 것들이 어색합니다



이번 글에서는 템플릿을 내가 사용하면 왜 구릴까에 대한 주제로 이야기를 해 볼게요. 아래 이미지는 제 지인 유튜버가 캔바로 제작한 썸네일입니다. 


"썸네일 좀 봐주세요. 신경 쓰고는 있는데 뭔가 느낌이 구리네요"

"템플릿을 한 번 써봐!"

"이거 템플릿 쓴 거예요"

"...?"


디자이너 화나는 이미지



템플릿 원본을 보여달라고 했습니다. 원본은 이거더군요. 


이걸 저렇게?


원본은 좋아요, 나쁘지 않습니다. 그렇다면 왜 똑같은 템플릿에서 출발했는데 다른 퀄리티의 결과물이 탄생한 것일까요? 지금부터 그 이유를 말씀드리겠습니다. 






텍스트 밸런스가
무너져서


-해결책-
첫째. 텍스트 길이를 똑같이 합니다. 

폰트의 길이에 따른 폰트의 크기, 행간과 자간의 밸런스는 길이가 달라지면 무너집니다. 

예를 들어볼까요? 두 줄짜리 문장이었던 템플릿을 한 단어로 바꾸면 폰트의 덩어리감이 작아지면서 전체적으로 힘이 확 빠집니다. 이 경우 폰트를 키워주면서 행간과 자간도 세트로 수정해야 하는데, 이걸 자의로 변경하거나 - 그대로 사용하는 경우 처음과 느낌이 달라지게 되는 것이죠. 따라서 텍스트 길이를 변경하지 않고 그대로 쓸 수 있는 템플릿을 우선 사용할 것을 추천합니다. 



둘째. 행간과 자간을 공식대로 합니다.

제가 캔바를 그다지 추천하고 싶지 않은 이유는 영문 템플릿은 예쁜데 한글화가 적절히 안되어서 못생긴 한글 템플릿이 너무 많더라고요. 


좌: 한글, 우: 영어


선술 했지만 이미지의 첫인상은 '의외로' 그림이 아닌 텍스트 밸런스에 의해 결정됩니다. 위 이미지 예시를 보면 한글 템플릿 중 써도 괜찮은 템플릿, 쓰지 말아야 할 템플릿이 분명히 보입니다. 잘 모르겠다면 공식을 이용하세요. 초보자는 예쁜 폰트 고르는데 시간을 많이 쏟곤 하는데, 사실 폰트 디자인보다 행간과 자간이 더 중요합니다!!


-본문의 경우 : 자간은 좁히고(-25 ~ -50) 행간은 넓힌다 (텍스트 사이즈의 1.5배) 

-제목의 경우 : 자간은 더 좁히고(-50 ~ -75) 행간도 좁힌다 (텍스트 사이즈에서 6~10pt 추가)

-글자 모양이 정사각형인 폰트를 고른다 (너무 길쭉하거나 납작한 폰트 x)



셋째. 텍스트에 드랍쉐도우 금지

이미지를 촌스럽게 하는 일등 공신 드랍쉐도우. 드랍쉐도우를 잘 쓰면 가독성이 높아지면서 세련된 디자인을 할 수 있고, 최근 디자인 트렌드가 3d와 드랍쉐도우긴 하지만 잘 쓰지 못한다면 안 쓰느니만 못합니다. 특히 텍스트의 드랍쉐도우는 심사숙고해서 결정해야 합니다. 배경색과 텍스트 사이에 충분한 대비만 주어도 충분합니다. 쉽게 말해 흰 글씨를 쓰고 싶으면 배경을 더 어둡게 하는 겁니다.







색감(컨셉)을
통일하지 않아서

디자인 컨셉을 일관되게 합니다. 위의 예시를 다시 보겠습니다. 



"이거 초록색이랑 파란색이 어디서 나온 거야?" 


그랬더니 원래 템플릿에 있던 거래요. 템플릿을 보니까, 초록색과 파란색이 정말 있네요. 그런데 자세히 보니 원래 템플릿에서 초록과 파랑은 배경 이미지의 컬러에서 나온 거네요. 아저씨 옷이 파랑이고 우측에 연두색 보케가 있어요. 배경과 연계되어있는 색감으로 통일감을 준건 분명 이 이미지를 작업한 '디자이너의 의도'였겠죠. 


이렇듯 한 장 짜리 이미지라도 전체적으로 통일감이 있어야 해요. 친구의 사진을 그대로 쓰고 싶다면 그다지 효과적이지 않는 초록 파란색 장식들은 빼버리는 게 더 낫겠어요. (차선으로, 사용하고자 하는 이미지에서 추출한 컬러로 바꿔주는 방법도 있습니다)


저는 이유 없는 장식은 하지 말자는 주의입니다. 여러분도 내가 만든 이미지가 뭔가 이상하다고 느껴진다면 폰트와 이미지에만 힘을 실어주고 의미 없는 장식들은 과감히 다 빼버리세요. 훨씬 더 좋아 보일 겁니다.







이미지가
매력적이지 않아서

텍스트의 중요성을 먼저 언급하긴 했으나 이미지만큼 중요한 게 없을 겁니다. 

좋은 이미지란 뭘까요? 아래는 이미지의 기본입니다.


-충분한 광량이 있는 이미지 (역광, 어두워 보이는 이미지, 노이즈가 바글거리는 이미지 X) 

-고해상도 이미지 (폰카 vs 카메라 - 압도적으로 카메라 승리)

-크롭핑이 잘 된 이미지 (주인공, 주제가 있는 이미지, 애매한 부분에서 잘리지 않은 이미지)


위 이미지 예시는 크롭핑이 특히 아쉽습니다. 머리가 잘려나갔네요.










[3줄 요약 템플릿 잘 활용하는 법]

1. 폰트의 길이를 유지하자 or 사이즈와 행간, 자간을 공식대로 수정하자

2. 잘할 자신이 없다면 꾸밈 효과는 과감히 버리자

3. 최대한 심플한 이미지를 사용하고 여백을 살리자






결국 디자이너가 

필요한 이유

 중요한 것은 편집력. 에디톨로지입니다. 어떤 이미지를 쓸 것인가. 어떤 글귀를 어떤 분량으로 쓸 것인가. 다양한 선택지 속에 인간의 개입은 반드시 필요합니다. 유튜브 썸네일 하나를 만들더라도 '선택'과 '편집'에 감각이 없다면, 혹은 크게 개의치 않는다면 시각적 테러물들이 온오프라인에 범람하게 되겠죠.


때로는 디자인이 없는 디자인이 더 본질에 가깝기도 합니다. 템플릿 사용법, 이용법만 배울 것이 아니라 잘 활용하는 방법에 대해서도 관심을 가지면 좋겠어요!  






-

@copyrights 하기로


         

매거진의 이전글 아이맥 맥북프로 아이패드 고민하다가 결국 다 사버렸어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