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설의 요리도구를 다 모았습니다
어쩌다 보니 제가 4가지 애플 디바이스를 한 번에 다 가지게 되었어요.
본격 애플 영업 글.
제가 가지고 있는 애플 제품은 27인치 아이맥, 15인치 맥북프로, 13인치 아이패드와 아이폰 xr이에요. 투디 디자이너로서 어떤 스펙의 제품이 가장 잘 맞을지 고민하고 계시거나, 아이맥을 살지 맥북을 살지, 혹은 아이패드를 살지 결정 장애에 시달리고 계시는 분들이라면 이 글을 끝까지 보기- :)
매우 주관적인 리뷰라는 점, 일부러 주관적으로 썼다는 점 주의하세요.
저는 윈도우와 맥을 다 자유롭게 사용하는데요. 첫 회사에서는 파워포인트를 다뤘어야 했기 때문에 왼쪽에는 아이맥을 놓고 오른쪽에는 윈도우 pc를 놓고 작업을 했어요. (파워포인트 맥과 윈도우가 호환이 안되던 시절)
둘 다 동시에 써본 결과 디자인은 맥으로 해야 합니다.
왜냐, 감성이 다릅니다. 갬ㅡㅡㅡ성.
맥으로 하면 디자인이 잘돼요, 진짜예요. 왜 그런지는 모르겠어요.
컴퓨터와 내가 혼연일체가 된 느낌.
갤럭시나 윈도우 제품을 사용하면요, 약간 좀.. 가볍고 평면적이라는 느낌이 들어요. 이게 맥과 윈도우의 지향점이 아예 달라서 그런 건데, 애플은 되게 폐쇄적이잖아요. 소프트웨어나 하드웨어나 둘 다요.
그래서 타제품이나 타 앱과 호환성이 매우 떨어지는 대신에 자기들끼리의 미친 호환성을 자랑하죠. 여러분이 아이폰이든 아이패드든 뭐 하나 애플 제품을 구매하기로 결정하셨다면 바이러스가 퍼지듯이 애플 로고를 하나씩 늘려나갈 수밖에 없어요.
애플 아이디 하나로 기본 앱의 데이터들이 다 연동이 되거든요. 내가 핸드폰 메모장에 뭘 쓰면 그걸 바로 맥북에서 볼 수 있는 거예요. 따로 뭔가 파일을 옮기거나 할 필요가 없이요. 심지어 내가 핸드폰에 앱을 설치했다, 그러면 맥북이나 아이패드에도 자동으로 설치가 됩니다. 계속해서 자동으로 동기화를 시켜요.
애플 클라우드 서비스를 유료로 이용하면 사진이나 동영상도 핸드폰, 노트북, 데스크톱 전부 다 하나의 컴퓨터처럼 사용할 수 있어요. 이건 아예 실시간으로 연동이 됩니다.
저는 애플 클라우드까지는 사용하지 않지만 (월 단위 결제이기 때문에) 에어드롭은 정말 자주 써요. 핸드폰에 있는 사진이나 동영상을 피씨로 옮길 때 에어드롭만 켜주면 별다른 수고 없이 바로 전송할 수 있는 거예요. 그 전에는 카카오톡으로 보내기를 하거나 구글이나 네이버 클라우드를 이용했는데 매우 매우 핵 귀찮았어요. 에어드롭은 무지막지하게 편해서 이거 하나만으로도 애플을 써야겠다 그 생각이 들어요. 물론 다른 애플 유저에게도 언제든지 전송할 수 있고요. 저처럼 핸드폰으로 사진을 찍고 노트북이나 피씨에서 작업할 일이 많다면 앱등이의 길을 포기할 수가 없습니다.
일단 애플 제품이 익숙하지 않은 분들도 계실 테니까. 애플의 데스크톱 피씨는 아이맥이라고 하고요.
노트북은 두 종류가 있는데 맥북 에어와 맥북 프로가 있어요. 맥북 에어는 훨씬 가볍고요. 성능도 상당히 좋아 졌지만 13인치라서 작업용이라면 15인치 맥북 프로로 가시는 게 좋아요. (현재 맥북 신형은 15인치가 없는 함정) 가격 차이는 거의 2배 이상입니다. 그리고 아이패드가 있죠? 아이패드는 터치 베이스의 디바이스예요. 그림을 그리거나 손글씨를 쓰는 용도이고, 미팅용으로 가볍게 들고 다니기 좋습니다. 글쓰기에도 좋아요. 마지막으로 아이폰. 이건 설명을 생략합니다.
아이맥은 당연히 데스크톱용이기 때문에 들고 다닐 수가 없습니다. 아이맥만의 장점이 있다면 애플 특유의 이 부드러운 화면의 움직임과 색감을 큰 화면으로 볼 수 있다는 건데요. 일반 모니터로 보는 거랑 아이맥 디스플레이를 통해 보는 거랑 느낌이 매우 달라요. 어떤 고급 모니터를 써도 이 느낌적인 느낌은 따라올 수 없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이쁩니다. 집에 아이맥이 한 대 놓여 있으면 그냥 든든하고, 이뻐요.
단점도 있습니다. 해상도가 너무 높아서 눈이 좀 아프다는 거.
시력이 떨어졌다는 거.
폭이 큰 책상이 필요하다는 거.
포토샵을 쓸 때 매우 불편하다는 거.
저퀄리티 이미지는 티 나게 안 좋게 보이는 거.
다음으로는 맥북 프로! 만약 애플 입문자라면 맥북 프로를 먼저 사용해보시길 추천하는데요. 기동성이 있기 때문에 활용도가 가장 높아요. 15인치는 따로 모니터가 없어도 카페에서 작업할 수 있는 수준이고요. 여기에 모니터만 있으면 집에서는 데스크톱처럼 쓰고, 카페나 라운지, 회의실 등 공간을 이동하면서 작업을 할 수 있어요. 그래도 매일같이 들고 다니는 건 진짜 무리예요. 어깨 나갑니다. 노트북이라고 하기에는 좀 애매하다, 이게 가장 큰 단점입니다. 애플은 정신을 못 차렸는지 15인치를 없애고 16인치를 냈어요. 프리즈비에서 한 번 들어봤는데 사고 싶다는 생각이 1도 들지 않았어요.
다음으로는 아이패드. 노트북과 핸드폰의 중간 역할을 하는데 터치 기반 디바이스기 때문에 핸드폰에 더 가깝습니다. 저도 아이패드로 창의적인 작업물을 많이 할 수 있게 되길 기대했는데 아이패드로 디자인을 하는 건 좀 무리인 것 같더라고요. 유튜버 이연님께서 아이패드랑 맥북을 전자레인지랑 가스레인지에 비유해 주셨는데 그게 딱 맞아요. 전자레인지로는 내가 만들고 싶은 요리를 제대로 만들기는 어렵죠. 대신 편하고 가볍게 쓸 수 있다는 장점이 있는 거고요. 정리하자면, 디자인 작업은 어렵다. 스케치나 아이디어 노트용으로 좋다.
저 컴퓨터 알못이라 그냥 뭐 스레드 개수가 어떻고 코어 개수가 어떻고는 설명드리기가 어려워요. 그냥 제가 체감했던 느낌, 실제로 써보니 어땠다 정도만 이야기하겠습니다.
투디 디자인을 하시는 분들. 포토샵, 일러스트레이터, 스케치, 피그마, xd, 라이트룸, 프리미어, 에펙 이런 툴들을 사용하신다면 제일 중요한 게 cpu 사양입니다. 딴 거 안 보셔도 돼요. 최소 i5, 그러나 저는 i7을 무조건 추천드리고요. I9까지 가실 필요는 없는 것 같아요.
제 아이맥이 지금 i5인데, 작업하기 약간 불편합니다. 특히 픽셀 기반 이미지 작업할 때 상당히 느려요. 의외로 프리미어 편집하는 건 무리가 없고 벡터 이미지 작업도 할 만합니다. 그러나 전체적으로는 불편하다는 거.
대체로 불편함 없이 썼던 게 i7이라서 저는 i7을 추천할게요.
그리고 메모리 카드. 애플 메모리 카드 가격이 너무 사악하죠. 그래도 작업을 하시려면 8기가는 고려대상이 될 수 없고 16기가나 32기가를 쓰셔야 하는데 나는 그래도 부지런한 타입이다, 프로그램을 자주 끄고 키는 게 괜찮다 하시면 16기가도 충분히 쓸만해요. 저는 멀티 태스킹을 자주 하는 편이라 32기가를 씁니다.
용량은 ssd 1tb를 추천할게요. 이 부분은 처음부터 그냥 과감히 돈을 투자하시는 게 나중에 후회하지 않는 방법이에요. 여유가 되시면 2tb도 추천해요. 저는 벌써 1tb를 넘겼네요. 500gb 사고 외장하드 연결해서 쓰겠다, 글쎄요. 우선 외장하드라는 게 안정성이 취약하고 쓰면 쓸수록 귀찮음이 몰려올 거예요. Ssd 대신 일반 하드를 쓰겠다. 음.. 속도면에서 많은 차이가 있을 겁니다!
모니터 인치는 거거익선!! 작은 모니터로는 작업이 답답해요.
최소 요 정도 스펙은 갖추시는 게 좋고 기왕이면 i7을 추천한다입니다.
정말 중요한 가격대! 이 정도 사양의 신품을 구매하려면 250만 원에서 400만 원 사이를 지출해야 해요. 그래서 저는 중고를 추천합니다. 중고 매물은 i7 32메모리 카드, 1tb ssd 기준으로 200만 원 초중반에 형성되어 있고요. 현재 날짜 기점으로 3년 이내의 제품, 혹은 애플케어라고 무료 a/s 기간이 남아있는 중고를 고르세요. 애플케어가 없더라도 3년 이내 제품은 무상 a/s가 웬만하면 가능하니까 참고하시고요.
애플은 가격이 비싼 만큼 a/s 서비스는 정말 만족스럽습니다. 뭐가 고장 났다 그러면 부품 전체를 싹 다 새 걸로 갈아줘요. 애플 제품은 낡지 않고 계속 새 것처럼 느껴진다는 게 제일 좋은 점이에요.
그럼 모두 즐거운 디자인 생활하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