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100년 뒤 우리는 이 세상에 없어요(Don’t sweat the Small Stuff)
번역 : 우미정
출판사 : 마인드빌딩
출간 연도 : 2020
원문 출간 연도 : 1997
페이지 : 총 302면
“오늘이 생의 마지막인 것처럼 살아요. 정말 그럴지도 몰라요!”라는 책 뒷면의 문구가 의미심장하다. 지은이 리처드 칼슨은 1997년에 이 책의 원서 ‘Don’t sweat the Small Stuff'를 출간하고 단번에 135개국 베스트셀러 작가가 된다. 굉장한 성공을 거둔 리처드 칼슨은 2006년 자신의 20번째 책을 홍보하려고 북투어를 하던 중에 병으로 사망한다. ‘100년 뒤 우리는 이 세상에 없어요는' 100가지 짧은 이야기를 묶은 에세이이다. 앞서 언급한 문구의 원문인 ‘Live This Day as if If were Your Last, It Might Be!'는 작가가 생전에 남긴 마지막 이 책의 마지막 100번째 글의 제목이기도 하다. 우리는 언제 세상을 떠나게 될까?
모든 것은 사소하다
‘행복한 이기주의자’를 쓴 심리학자 웨인 다이어는 리처드 칼슨에게 편지를 남겼다. 그 편지에는 조화로운 삶을 살기 위한 두 가지 규칙이 쓰여있었다. 첫 번째는 사소한 일에 목숨을 걸지 말라는 것, 두 번째는 모든 것은 다 사소하다는 규칙이었다. 우리가 인생을 살면서 매달리며 스트레스를 받는 대부분의 문제들은 그렇게 중요하지 않다. 지은이는 이 두 가지가 평온하고 조화로운 인생을 살 수 있는 전략이라고 말한다. 사소한 문제에 에너지를 낭비하는 대신 나를 사랑하는 삶을 살 수 있는 100가지 레슨이 담겨 있다. 출퇴근 길의 짜증, 끝내지 못한 업무, 더 나은 삶을 위한 목표들에 우리는 너무 매몰되어 있는 게 아닐까?
리처드 칼슨은 삶의 문제를 폭넓은 관점으로 보기를 권유한다. 1년 후면 기억도 나지 않을 정도로 지나가는 감정에 얽매이지 말 것. 지금 당장 감정을 출렁이게 하는 문제들도 전부 사라지게 마련이다. 100년 후에는 우리가 이 세상에 없음을 생각하고 인생을 바라볼 것. 영원한 것은 없다는 이치를 깨달을 수 있다면 차분해지고 겸손해지고 평온해질 수 있다. 매일 아침 자신에게 물어보라, 정말 중요한 게 무엇인지. 누구나 삶을 사랑으로 가득 채우길 원하면서 반대로 행동한다. 증오하고 괴로워한다. 이기려 들고 자신의 가치를 입증하려 애쓴다. 오늘만 해도 그렇다. 무엇 때문에 전전긍긍하고 얼굴을 붉히고 답답해했을까? 사소한 일들 때문이다.
한 입 베어 문 피자의 맛은 감동적이다
자신의 북투어 중에 유명을 달리한 리처드 칼슨은 영화 ‘소울’의 주인공 조 가드너를 떠올리게 한다. 조는 평생의 꿈을 이루려는 바로 그날 맨홀에 떨어져 영혼이 된다. 지루한 중학교 밴드부 교사에서 재즈 피아니스트로서의 새로운 삶을 시작하려던 조. 그는 아직 죽을 수 없다며 사후세계에서 도망치다가 ‘태어나기 전 세상’에 떨어진다. 이 곳은 영혼이 지구에 태어나기 전에 성격과 기질을 부여받는 공간이다. 여기서 영혼은 멘토의 도움을 받아 자신만의 ‘불꽃’을 찾아야만 지구로 가는 통행증을 받는다. 우여곡절 끝에 조는 ‘22’라는 영혼의 멘토가 된다. 22의 불꽃, 즉 되고 싶은 걸 찾아주고 통행증을 받으면 자신이 살아나려는 속셈이었다.
22는 겉으로는 그 어떤 꿈에도 흥미를 보이지 않는다. 속으로는 자신이 구제불능이라는 평가에 상처 받고 삶이 두려워 태어나길 거부한다. 조는 22를 포기하고 자신의 몸을 되찾으려는 의식을 하다가 불의의 사고로 22와 함께 지구에 떨어지면서 몸이 뒤바뀐다. 조의 몸에 들어간 22와, ‘고양이’ 몸에 들어간 조는 원래 몸을 되찾는 여정을 떠난다. 삶을 혐오했던 22는 삶의 사소한 것들로부터 큰 감동을 받는다. 길거리 피자 한 조각의 맛, 막대사탕의 달콤함, 흩날리는 꽃잎, 푸른 하늘, 시원한 바람…. 나중에 몸을 되찾은 조는 뮤지션의 꿈을 이루지만 곧바로 공허함을 느낀다. 뒤늦게 조는 22가 느꼈던 삶의 소소한 기쁨을 깨닫고 눈물을 흘린다.
현생은 미래의 리허설이 아니다
주인공 조 가드너가 죽음을 거부하면서까지 매달렸던 꿈은 중요한 게 아니었다. 영화는 ‘불꽃은 곧 삶의 목적이 아니냐’고 질문하는 관객에게 ‘단순한 생각’이라고 말한다. 영화에서 22가 찾은 자신의 불꽃은 삶의 매 순간에서 느끼는 기쁨과 행복이었다. 반드시 어떤 거창한 꿈이 있어야 하고 대단한 사람이 되어야만 의미 있는 인생이 아니다. 재즈 뮤지션의 꿈을 이룬 조가 동경하던 연주자에게 이제 다음은 뭐냐고 묻자 연주자는 ‘내일 밤 여기 다시 와서 연주하는 것’이라 말한다. 평생 쫓던 꿈을 이루고 나면 인생도 목적을 잃는다.
인생에서 의미를 추구하고 목적을 이루는 게 중요하지 않다고? 다시 책의 저자 리처드 칼슨의 이야기로 돌아가 보자. 지금보다 더 나은 삶을 살려는 노력을 폄하하려는 의도는 아니다. 다만 많은 사람들이 현재를 살고 있지 못하다는 게 문제다. 과거를 후회하거나 미래를 걱정하면서 계획을 세운다. 제대로 살아볼 언젠가의 미래를 준비하고 또 준비하는 셈이지만 그 사이에 우리의 건강은 점점 쇠약해지고 친구와 멀어지고 사랑하는 사람은 떠나간다. 오늘도 내일도 불안과 두려움에 떠밀리는 삶을 살면 더 나은 미래는 영영 오지 않는다.
“많은 이들이 현재의 삶을 마치 미래의 어느 시간을 위한 리허설인 것처럼 여기며 삽니다. 삶이란 그런 것이 아닙니다.” - 리처드 칼슨
100년 뒤에 우리는 이 세상에 없다
100년 뒤에 우리는 이 세상에 없으니, 삶의 매 순간을 즐겨야 한다. 영화 평론가 이동진의 말처럼 꿈은 수단에 불과하며 종점이 아닌 지점일 뿐이다. 체크포인트를 통과하는 레이싱 게임처럼 한 가지 목표를 이루면 또 다른 목표를 향해 달린다. 좀비의 삶과 딱히 다른 점도 없다. 영화 ‘소울’에서는 죽지 않은 영혼이라도 영적인 세계에 도달할 수 있다. 무아지경의 상태로 몰입을 하거나 걱정과 불안에 사로잡히면 된다. 예를 들어 삶의 순간을 살지 못하고 한 가지 목표에 매몰되어버리면 같은 행동만 반복하는 괴물이 되어버린다.
직장에 다니면서 내가 살고 싶었던 인생은 이런 게 아니라는 생각을 누구나 한 번쯤 한다. 출퇴근길의 교통체증, 균형을 잡기 힘들 정도로 사람들로 빽빽한 지하철을 타는 생활을 벗어나는 꿈을 꾼다. 무의미하거나 불합리한 일에 분노하면서 다른 어딘가에는 분명 가슴 뛰는 있을 거라 상상한다. 물론 그 말이 사실일 수도 있다. 중요한 건 이 모든 건 인생의 순간마다 느낄 수 있는 행복과 기쁨, 사랑으로 가득 찬 삶에 비하면 지극히 사소하다는 진실이다.
어쩐지 영화 ‘소울’이 극장에 나왔다는 소식을 듣고 나서 서가에서 본 이 책이 생각났다. 책을 먼저 사고 읽기 전에 영화를 봤다. 책을 읽고 영화를 두 번째로 봤다. 여전히 눈물이 났다. 이후 책을 리뷰하려고 다시 읽었다. 흔히 꿈이 없거나 꿈을 이루지 못하면 별 볼 일 없는 삶을 살았다고 비하하고 비관한다. 남이 정한 기준이든 자신의 소신이든 꿈꿔왔던 무언가가 되려고 분투한다. 회사에서 인정받기 위해 한 번, 회사 밖에 내 진짜 인생이 있을 거라고 두 번, 세 번 ‘조 가드너’로 살아본 경험이 있어서 그런지 더욱 공감이 가고 많은 생각이 났다. 영화에 등장하는 인물들에게서 자신을 투영하고 발견한 모든 이에게 이 책을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