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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TI로 알아보는 내향성의 8가지 그림자

MBTI가 I로 시작하는 사람들을 위한 글

by 정어리

유튜브, 뉴스 기사, 웹툰까지 MBTI 검사가 대유행이다. 언젠가 카페에서 옆자리 고등학생들이 MBTI로 수다를 떠는 대화를 엿들었다. 자신의 MBTI 유형은 물론 지인들의 성격유형까지 척척 말하며 정신이 없었다. 단순히 MBTI가 다시 유행인가보다 생각했는데 아니었다. 온라인 세상을 보니 이제 MBTI 유형은 기본 소양이라 해도 무리가 없을 정도다. MBTI 유형별 좋아하는 음악, 공부법, 재테크 방법까지 다양한 콘텐츠가 쏟아진다. 16가지 유형별 궁합을 외우다시피 하는 MZ 세대들을 보면 정말 굉장하다는 생각이 든다.

MBTI 줄임말.png

MBTI의 유래

MBTI를 발명한 사람은 미국의 캐서린 쿡 브릭스와 그녀의 딸 이사벨 브릭스 마이어스다. 농업대학을 수석 졸업한 캐서린과 정치대학을 수석 졸업한 딸 이사벨. 이들은 심리학과 출신은 아니었지만 칼 융의 이론에 깊은 감명을 받은 ‘덕후’들이었다. 캐서린은 융의 연구를 5년 동안 공부하면서 자신만의 색깔을 더했다. 이후 캐서린은 대중에게 융의 이론을 널리 알리기 위해 잡지에 글을 기고한다. 제목은 “자신을 만나라 : 성격 그림물감 상자 사용방법”이었다.(Janet Nguyen, 2018) 주 내용은 독자가 자신의 성격을 직접 알아볼 수 있는 DIY 검사였다.

Katharine_Briggs_and_and_her_daughter_Isabel_Briggs-Myers.png Katherine briggs(오른쪽)와 딸 Isabel myers(왼쪽)(출처 : Wikimedia commons. No Copyright)

1926년에 캐서린이 고안한 이 성격 검사는 아날로그 방식이었다. 먼저 융의 이론을 바탕으로 한 성격과 특성을 적은 인덱스 카드를 준비한다. 외향적인 성격 8가지에 내향적인 성격 8가지를 더해서 16개의 카드를 만든다. 카드를 완성한 다음 평평한 테이블에 펼친다. 뒤섞인 카드를 자신을 가장 잘 묘사하는 것부터 순서대로 배열한다. 카드의 배열 결과에 따라 자신의 성격유형을 확인한다. 이것이 MBTI의 시초다. 이 간단한 검사는 당시 사회에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스스로 자아를 발견하고 자신과 인생을 개선할 수 있다는 기대감 때문이었다. MBTI에서 I로 시작하는 내향인의 8가지 성격도 이때 기틀이 마련되었다.(Merve Emre. 2019)




16가지의 성격유형

MBTI 테스트는 1940년대에 현재의 문항검사 형식으로 발전했다. 캐서린과 이사벨은 인간의 갈등과 차이를 이해하고 싶어 했다.(송가영, 2020) 서로의 다른 점을 알면 세상이 평화로워질 수 있다고 믿었던 걸까? 이들은 사람의 성격을 8가지로 나눈 융의 이론에 2개 요소를 추가했다. 기존의 내(I)-외향(E), 감각(S)-직관(N), 사고(T)-감정(F)에 판단(J)-인식(P)이 더해졌다. 그 결과 모두 16가지 성격 조합이 탄생했다. MBTI 유형이 ISTJ인 사람을 예로 들어보자. 그는 외향적(E)이기보다는 내향적(I)이다. 직관(N)보다는 감각(S)에 의존한다. 감정(F)보다는 사고(T)를 바탕으로 행동한다. 또한, 감각과 직관보다는 생각과 감정으로 결정하는 판단형(J)이다.


나라는 사람의 성격 요소를 어떻게 조합하느냐에 따라 성격이 달라진다. 인형놀이 처럼.(Image by Please Don't sell My Artwork AS IS)

외향인과 내향인의 차이를 나타내는 E와 I에 주목해보자. 내향형(I)은 외부보다는 자신의 내면에 집중한다. 폭넓은 인간관계보다 깊이 있는 관계를 선호한다. 조용하고 신중하다. 말보다 글로 표현하기를 좋아한다. 외향형(E)은 반대다. 주의력과 에너지의 방향이 바깥을 향한다. 사람들과 어울릴 때 자신을 충전한다. 활발하다. 생각보다는 말하기를 좋아한다. 내향성에 나머지 요소들인 감각-직관, 사고-감정, 판단-인식이 더해지면 경우의 수가 복잡해진다. 어렸을 때 공책에 머리, 눈, 코, 입 등을 여러 개 그리고 조합했던 인형 놀이가 생각난다.








내향성의 8가지 유형 – 감정을 감추는 내향인과 드러내는 내향인(폴 D. 티저, 바버라 배런 티저, 2016)

내향인이라면 보통 감정을 겉으로 드러내지 않는 이미지가 있다. MBTI 전문가 폴 D. 티저와 바버라 배런 티저에 따르면 모든 내향인이 포커페이스는 아니다. 16가지 성격 유형 중에서 절반은 감정을 안으로 감춘다. 그 중에는 E로 시작하는 외향인도 있다. 끝 두자리가 FP로 끝나는 감정-인식형과 TJ로 끝나는 사고-판단형이다.(폴 D. 티저, 바버라 배런 티저, 2016) ISFP, INFP, ESFP, ENFP와 ISTJ, INTJ, ESTJ, ENTJ가 감정을 감추는 사람에 해당한다. FP형과 TJ형의 관심사는 타인이 아닌 자신이다. 표정은 무뚝뚝하고 눈이 우수에 젖어있다. 비록 자신과 친한 이들에게는 의외의 모습을 보여주더라도 겉으로는 냉담한 이미지이다.


MBTI 성격유형의 의미001.png


반대로 FJ형과 TP형은 인간관계에 적극적이다. 다른 사람에게 관심을 기울일 줄 안다. 특히 영업사원의 경우 고객이 무엇을 원하는지 파악하는 능력이 뛰어나다. 타인의 눈을 의식하는 편으로 외모에도 관심이 많다. 이들의 얼굴을 보면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어떤 감정을 느끼는지 드러난다. 여기에 해당하는 성격유형이 ISFJ, INFJ, ESFJ, ENFJ와 ISTP, INTP, ESTP, ENTP다. FJ형은 타인에게 공감을 잘한다. 의사 표현을 확실하게 한다. 표정으로 감정을 나타낸다. TP형은 객관적이다. 종종 자신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타인과 좋은 관계를 맺는다. 실익을 중시한다. FJ형과 TP형은 외향적인 면과 내성적인 면이 공존한다는 점이 재미있다.


감정을 숨기는 내향인과 드러내는 내향인.png



세계에서 사용하는 다양한 플러그들, 이거 말고도 총 15가지이다. MBTI는 16가지. (출처 : Wikimedia commons. CC0)

MBTI 검사는 매우 대중적이기 때문에 성격을 유추하기에 유용하다. 네 가지 알파벳만 무엇인지 알면 대략 상대가 어떤 사람인지 알 수 있다. 상대의 성격을 빨리 파악해서 상황에 맞게 대처할 수 있는 점이 MBTI의 장점이기도 하다. 다만, 16가지 성격유형의 가지 수가 한정적이라 조금 아쉽다. 어차피 약 80억 명에 달하는 세계인의 성격유형을 전부 검사할 수도 없다. 해외여행을 갈 때 자주 챙겨가는 멀티 플러그를 생각해보자. 세계에는 모두 15가지 모양의 플러그가 있다. MBTI 성격유형은 우리가 사용하는 플러그의 종류보다 1가지 더 많다. 확실히 MBTI 검사만으로 나라는 사람을 설명하기에는 조금 부족하지 않은가?




MBTI를 제대로 검사하려면 어디서 해야 할까?

미국 The Myers-Briggs Company와 영국 PSI사를 파트너로 하는 ㈜어세스타에서 MBTI 검사를 정식으로 받아볼 수 있다. 검사결과에 대한 상담도 제공한다.

㈜어세스타 온라인 심리검사 : http://www.assesta.com/Service/OnlineExam.asp

C4U(㈜어세스타 부설 심리평가 연구소) MBTI 검사 : http://www.career4u.net/tester/mbti_intro.asp




참고문헌 및 참고자료


Janet Nguyen. (2018). 5 things you didn’t know about the history of the Myers-Briggs system. MARKETPLACE. https://www.marketplace.org/2018/10/30/5-things-you-didn-t-know-about-history-myers-briggs-system/

Merve Emre. (2019). The Personality Brokers: The Strange History of Myers-Briggs and the Birth of Personality Testing. Anchor.

송가영 기자. (2020.07.24.). [이슈&팩트(118)] MBTI는 유사과학일까?. 시사위크. URL:http://www.sisaweek.com/news/curationView.html?idxno=136054

Pittenger, David J. (November 1993). "Measuring the MBTI. . .And Coming Up Short." (PDF). Journal of Career Planning and Employment 54 (1): 48–52. http://www.indiana.edu/~jobtalk/HRMWebsite/hrm/articles/develop/mbti.pdf

폴 D. 티저, 바버라 배런 티저. (2016). 성격을 읽는 법(더 나은 인간관계를 위한 MBTI 성격의 심리학)(pp.20, 74-86, 191-198). 더난출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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