끼적임이 울림이 되는 한 끗, <일기를 에세이로 바꾸는 법>(이유미)
일기를 쓰는 삶에서 에세이를 쓰는 삶으로.
지은이 : 이유영
제목 : 일기를 에세이로 바꾸는 법
출판사 : 위즈덤하우스
출간 연도 : 2020
페이지 : 총 194면
저자 이유미님은 29cm 쇼핑몰에서 헤드 카피라이터로 일하다가 퇴사 후 책방 주인 겸 작가의 삶을 살고 있습니다. 29cm는 의류에서 가구, 생활용품, 전자기기까지 감성적인 사진과 카피라이팅이 특징인 쇼핑몰이지요. 상품마다 고객에게 다정하게 말을 걸듯 설명하거든요. 예를 들어 커피 원두라면, '쌀쌀한 날씨에 커피 한 모금만큼 위로가 되는 게 또 있을까요?'라고 씁니다. 더군다나 헤드 카피라이터라면 글 잘 쓰는 법을 배울 수 있으리라 기대해서 읽어본 책입니다. 페이지 수도 많지 않고 크기도 작고 예쁜 이유도 있었습니다.
이 책은 2부로 나뉩니다. 1부에서는 일기를 쓰는 이유, 일기 쓰면 좋은 점, 일기와 에세이의 차이점 3가지를 소개하면서 일기를 에세이로 발전시켜보자는 글로 끝맺습니다. 2부에서는 에세이를 쉽게 잘 쓰려면 참고할 만한 여러 가지 방법을 소개합니다. 특별 부록으로는 파트 1, 2에서 다루지 않았지만 에세이에 대한 사소한 Q&A 20개로 남은 궁금증을 해소시켜줍니다. 분량이 적어서 좋고 두 번, 세 번 읽으면 에세이, 한 번 써볼 만 한데? 하는 자신감이 생깁니다. 책을 빨래 개듯 차곡차곡 접어서 기억 서랍에 넣어두는 의미로 3가지 내용으로 정리해보았습니다.
왜 써야 하나요? 개인의 이야기를 남기고 싶기 때문입니다. 기분 좋은 일이 있을 때, 우울한 날일 때, 말 못 할 비밀 때문에 답답할 때, 기억하고 싶은 일이 있을 때 노트에 적습니다. 쓰는 행위를 하고 나면 답답한 마음을 털어놓는 기분이 듭니다. 한결 속이 후련해지고 자신을 돌아볼 수도 있고요. 불안함을 다스리고 차분하게 잠자리에 들 수도 있지요. 쓰면 나아지고 좋아집니다. 일기든 에세이든 손 닿는 거리에 노트를 두고 자주 편하게 쓰는 게 중요합니다. 글을 쓸 준비가 되었다면 이제 일기를 에세이로 바꾸는 방법을 알아야겠지요.
작가님은 초년생 시절에 자신의 에세이를 브런치에 올리고 '얘는 왜 일기를 여기다 썼어?'라는 댓글에 깜짝 놀라셨다고 해요. 이 일을 계기로 깨달은 일기와 에세이의 3가지 차이점을 책에서 소개합니다. 일기는 의식의 흐름대로 쓴다면 에세이는 구체적 사례가 있어야 합니다. 어떤 일을 겪고 감동적이었다거나 화가 났는지 쓰고, 왜 그런 감정을 느꼈는지 깨닫는 과정을 정리하는 것이죠. 이 과정에서 독자들도 작가와 같은 감정을 교감할 수 있습니다. 또한, 에세이의 글감은 다른 사람들도 관심 있어할 만한 주제여야 해요. 일기라면 독자를 의식할 필요가 없을 테니 나만 아는 이야기로 글을 써도 좋겠지만요. 마지막으로 주장은 확실하게, 그러려면 소재를 메모하는 습관을 들이고 자료조사도 열심히 해야 합니다. 하지만 일기와 에세이의 공통점 하나. 읽는 사람의 마음이 기울도록 솔직해야 합니다.
1부에서 에세이와 일기가 다른 점을 알았다면 2부에서는 쉽게 따라 할 수 있는 디테일을 배워볼 차례입니다. 글에서 '나'를 분리하고 세상을 보는 자신을 관찰할 것. 지극히 사소한 소재를 찾아 구체적으로 써볼 것. 어느 정도의 의미를 담을 것. '글을 쓴다'가 아니라 '자료를 찾아보자'가 시작, 그러나 완벽하게 계획하지 말 것. A4 1~2장 쓰기가 어렵다면 내일 더 잘 쓸 것. 한 편의 에세이에는 2~3개 에피소드를 넣어서 지루하지 않게 쓸 것. 다양한 책을 자주 볼 것. 마음에 드는 글은 직접 써볼 것. 특히, 메모는 자주 할수록 좋으니 언제든 적을 준비를 할 것.
언젠가 자신의 이름으로 에세이집을 내는 상상을 하면 몹시 뿌듯합니다. 한 장에서 한 장 반, 많으면 두 장 정도 쓴 글이 40개에서 50개 정도 모이면 책으로 묶을만한 분량이 나온다고 하니 생각만 해도 설레지요. 글 쓰는 본인도 즐겁고 독자도 공감하는 글을 쓰는 날이 올 때까지 부지런히 메모하고 생각하고 써야겠습니다. '에세이를 쓰기에는 인생이 그다지 다이내믹하지 않은데'라고 주저할 필요는 없습니다. 아무리 사소한 경험도 의미를 깨닫고 글로 옮겨보면 다른 사람에게 울림을 주는 메시지를 만들어낼 수 있으니까요. 단정적으로 썼지만 그럴 거라 믿고 있습니다. 집에서 글쓰기 답답해서 커피 향이 좋은 카페로 외출할 때 외투 주머니에 쏙 넣어 챙겨가기 좋은 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