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의 계절

길고양이 레오

by sarihana

지민이


나의 세상은 출구 없는 회색 미로였다. 매일 쓴 커피와 하얀 약에 의지해 겨우 견디던 날들. 그러던 비 오는 새벽, 골목에서 작고 상처 입은 생명과 마주쳤다. 그 까만 눈동자 속에서 내 자신을 보았고, "괜찮아"라는 말이 나에게 해주고 싶은 말임을 깨달았다. 너를 '레오'라고 이름 지어주며, 나는 처음으로 누군가에게 의미 있는 존재가 되었다. 너를 위해 담요를 깔고 상처를 돌보는 동안, 나의 멈춰있던 시간도 다시 흐르기 시작했다. 너는 세상과 나를 잇는 작은 다리가 되어주었다.


나의 인간관계는 늘 상처로 끝났다. 특히 귓가에 울리는 엄마의 질책은 나를 더욱 깊은 어둠 속으로 밀어 넣곤 했다. 그럴 때면 나는 무너지는 마음을 붙들고 너를 끌어안았다. 너의 부드러운 털에 얼굴을 묻고, 가만히 울리는 너의 '그르릉' 소리를 들으면, 세상의 모든 날카로운 소음들이 희미해졌다. 너는 나의 가장 안전한 피난처였다.


우리의 공간을 잃을 뻔하고 네가 아파 내 곁을 떠날지도 모른다는 공포에 휩싸였던 밤, 나는 깨달았다. 너를 잃는 것은 나의 세상을 다시 잃는 것과 같다는 것을. 널 지키기 위해 처음으로 세상에 맞서 소리 내는 법을 배웠다.


그 길었던 밤이 지나고 우리에게 진짜 봄이 찾아왔다. 너의 존재는 내게 그림을 그릴 이유, 아침에 눈을 뜰 이유, 그리고 나 자신을 다시 사랑할 이유를 주었다. 지금, 나는 너의 등을 쓰다듬으며 창밖을 본다. 너는 내게 사랑하는 법, 연결되는 법, 그리고 나만의 작은 정원을 가꿀 수 있다는 용기를 가르쳐주었다. 너는 나의 고양이이고, 나의 세상이며, 나의 모든 시작이었다.





길고양이 레오


나의 세상은 차갑고 축축한 아스팔트와 굶주림으로 가득했다. 그러던 비 오는 새벽, 모든 것을 포기하고 싶던 순간 그녀가 나타났다. 깊은 슬픔의 냄새를 풍겼지만, 그녀의 손길은 따뜻했고, 나는 처음으로 부드러운 담요 위에서 잠들었다. 그녀는 내게 '레오'라는 이름을 주었고, 나는 더 이상 길 위의 존재가 아닌 그녀의 세상에 속한 무언가가 되었다. 두려운 동물병원에서도 그녀의 품이 세상 가장 안전한 곳임을 깨달았다.


나의 인간은 자주 아파했다. 특히 작은 상자에서 날카로운 소리가 들리면 슬픈 냄새는 더욱 짙어졌다. 그럴 때면 나는 그녀의 무릎 위로 올라가 가장 깊은 '그르릉' 소리를 내어 위로했다. 그녀는 나를 그리기 시작했고, 어둡던 그림은 점차 따뜻한 색으로 채워졌다.


어느 날 불안함이 우리의 공간에 스며들었고, 나는 그녀가 나를 잃을까 두려워한다는 것을 느꼈다. 몸이 아파 병원에서 길을 잃었던 밤, 세상에서 가장 그리웠던 "레오야!"라는 목소리가 들렸다. 그녀의 품에 안겨 흐느끼던 순간, 나는 안도와 감사함을 느꼈다. 따뜻한 연대가 우리를 구해낸 것이었다.


그 밤이 지나고 우리에게 진짜 봄이 찾아왔다. 그녀는 더 이상 슬픔의 냄새를 풍기지 않았다. 그녀의 손길을 통해 우리의 정원은 회색 도시 곳곳으로 넓어지고 있다. 지금, 나는 그녀의 무릎에 누워 창밖을 본다. 그녀의 심장 소리는 평온하고, 손길에는 사랑이 가득하다. 나는 가장 행복한 소리, '그르릉'을 낸다. 나는 길 위에서 태어났지만, 마침내 나의 세상을, 나의 영원한 정원인 그녀의 곁을 찾았다. 나의 영원한 집이었다.





매거진의 이전글태  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