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블루스 2편 - Part7

1억 5천만원의 무게

by sarihana

7장. 먹이사슬의 꼬리와 첫 증언


내 기사가 나간 후 세상은 뒤집혔다. 전국의 언론들이 사건을 대서특필했고, 인터넷 커뮤니티는 분노한 시민들의 목소리로 가득 찼다. 시민들의 분노가 화산처럼 들끓었고, 마침내 경찰과 검찰은 합동 수사팀을 꾸렸다. 그러나 그들의 수사는 답보 상태였다. 조직의 꼬리들은 굳게 입을 다물거나, ‘몸통은 모른다’며 발뼘하기 일쑤였다. 거대한 먹이사슬의 꼬리만 잡은 셈이었다. 나는 이대로는 안 된다고 생각했다. 진실의 핵심에 더 가까이 다가가야만 했다.


나는 윤호가 구치소에 있다는 소식을 듣고 그를 직접 찾아갔다. 그의 마지막 증언이, 사건의 본질을 파헤칠 마지막 열쇠가 될 것이라 직감했다. 좁은 접견실. 차가운 형광등 불빛 아래, 공기 중에는 눅눅한 먼지 냄새가 희미하게 감돌았다. 우리를 갈라놓은 투명한 유리벽에는 누군가의 손자국과 얼룩이 지워지지 않은 채 남아 있었다. 접견실 밖으로는 철문 자물쇠가 묵직하게 잠기는 소리가 들려왔고, 멀리서 들려오는 다른 수감자의 발자국, 그리고 이따금씩 복도를 오가는 교도관의 발소리가 고립감을 극대화했다. 접견실에 들어서자 윤호는 고개를 숙인 채 나를 바라보지 않았다. 그의 얼굴은 피로와 죄책감으로 일그러져 있었고, 입술은 바싹 말라 있었다. 그는 이미 스스로에게 가장 잔혹한 형벌을 내리고 있는 듯했다.


나는 녹음기 버튼 위로 손을 가져갔다. 손끝이 미세하게 떨리는 것이 느껴졌다. 목소리를 떨리게 하지 않기 위해 몇 번이나 숨을 고르고, 긴장을 다잡았다. 접견실의 차가운 공기와 윤호의 굳게 다문 입술이 나를 짓눌렀다. 녹음기의 작은 빨간 불빛이 고요한 공간 속에서 불안하게 깜빡였다. 벽에 걸린 시계의 초침 소리만이 두 사람 사이의 팽팽한 긴장감을 끊임없이 흔들었다. 나는 그를 보며 5년 전의 내가 떠올랐다. 그때, 나를 믿었던 피해자들의 눈빛이 윤호의 텅 빈 눈동자 위로 스쳐 지나갔다. 나는 그때의 무력함과 죄책감에 압도될 것 같았지만, 이번에는 달랐다. 그들을 향한 책임감이 나를 지탱해주었다. 이 사건을 파헤치고, 진실을 밝혀내야 한다는 뜨거운 정의감이 내 안에서 들끓었다.


나는 준비해 온 녹음기를 켜고, 그의 죄책감을 직접 겨냥하는 질문을 던졌다.


"피해자 중 한 명인 지우 씨는 '선배'인 당신을 믿었습니다. 그 믿음을 어떻게 배신할 수 있었습니까?"


나의 질문에 그의 눈빛이 흔들렸다. 순간, 그의 눈동자에서 찰나의 회상이 스쳐 지나가는 것을 나는 놓치지 않았다. 그것은 아마도 그가 처음 이 검은 유혹에 빠져들었을 때의 기억일 것이다. 어머니의 병원비, 불어나는 빚, 그리고 한 줄기 빛처럼 다가온 '한탕'의 달콤한 유혹. 그는 벼랑 끝에 몰린 자신을 합리화하기 위해, 지우의 순진함을 이용하기로 했던 그 순간을 떠올렸을 것이다. 그리고 나는 그의 떨리는 숨소리에서, 그가 지우를 배신했던 그 순간의 두려움과 후회를 함께 느꼈다.


나의 질문은 단순한 취재를 넘어, 그의 내면에 남아있는 마지막 양심을 흔들고 싶다는 간절함이었다. 나는 그가 이 모든 것을 시작하게 된 이유, 그리고 그가 지우에게 품었던 감정의 실체를 듣고 싶었다. 그의 침묵은 길었지만, 나는 그가 언젠가 진실을 말할 것을 알고 있었다.





이전 07화부동산 블루스 2편 - Part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