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블루스 2편 - Part8

1억 5천만원의 무게

by sarihana

8장. 두려움의 고백


그는 한참의 침묵 끝에 쉰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마치 목구멍에 모래가 가득 찬 것처럼, 그의 목소리는 갈라지고 거칠었다. 그는 손가락을 서로 꼬며, 숨을 고르고, 입술을 깨물었다. 그의 굳은 얼굴에 미세한 경련이 일었고, 눈빛이 순간 바닥에 내려앉았다가 다시 나를 향했다.


"저도 처음엔… 평범한 삶을 꿈꿨습니다. 은행에서 쫓겨날 때, 어머니 병원비가 막막했을 때… 단 한 번만이라도 이 지옥에서 벗어나고 싶었습니다."


그의 목소리가 더 갈라졌다. "벼랑 끝에 몰렸을 때 그들이 기회를 주더군요. 한 번에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있다는 달콤한 속삭임. 그때 지옥 같은 삶에서 벗어날 수 있을 거라고 믿었습니다. 지우요? 걔한테는 정말 미안합니다. 걔가 순진한 걸 알았거든요. 그래서… 이용하기 쉬울 거라 생각했어요." 그의 말에 나는 속으로 분노가 끓어올랐다. 충격과 분노가 뒤섞여 심장이 격렬하게 두근거렸다. 그러나 나는 심장을 다잡고, 손끝이 미세하게 떨리는 것을 느끼면서도 목소리를 잃지 않으려 했다. 그의 담담한 고백은 오히려 더 큰 분노를 자아냈다. 그러나 나는 이성의 끈을 놓지 않고 질문을 이어갔다.


"당신이 준 외장하드 덕분에 모든 진실이 밝혀졌습니다. 당신은 이 모든 사실이 세상에 드러날 것을 알면서도 왜 저희에게 자료를 넘겼습니까?"


나의 질문에 그는 고개를 들어 나를 쳐다봤다. 그의 눈에는 희미한 후회와 함께, 무엇보다도 '두려움'이 가득했다. 그의 눈빛은 마치 거대한 바다 위에서 배가 기울고 있는 것을 바라보는 선원의 그것처럼, 공포와 체념이 뒤섞여 있었다. '이대로 침묵하면 나는 평생 감옥에 갇힐 것이다. 하지만 말한다면… 이 괴물 같은 시스템이 날 삼키겠지.’ 그의 눈빛에는 절망과 자기 방어가 동시에 비쳤다. 그 두려움은 단순히 감옥이라는 물리적 공간에 대한 공포가 아니었다. 그것은 자신이 거대한 톱니바퀴의 일부였음을 깨달은, 보이지 않는 시스템에 대한 경외처럼 느껴졌다. 마치 거대한 괴물에게 먹힐 것을 알면서도 스스로 제 발로 걸어 들어간 사람의 눈빛이었다. "매일 밤 죽은 사람들의 얼굴이 떠올랐습니다. 양심이라는 게… 아직 남아있나 봐요." 그의 마지막 말은 더 이상 말을 할 수 없는 그의 목소리만큼이나 무겁고 절망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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