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국선변호사 입니다 (3편) - Part9

그림자의 정원

by sarihana

제3부: 시스템의 유령

제9장. 거울 함정


우리의 작전은 이틀 뒤 새벽에 시작되었다. ‘그림자 팀’의 임시 전쟁상황실이 된 내 사무실에는 커피 향과 잠 못 이룬 밤의 피로, 그리고 무거운 침묵만이 가득했다. 수십 개의 모니터에서 뿜어져 나오는 푸른빛이, 작전에 참여한 네 사람의 굳은 얼굴을 비추고 있었다.


우리는 'Weedman' 윤지수의 기술적 꼬리를 잡는 것이 불가능에 가깝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는 유령처럼 움직였다. 그래서 우리는 그가 스스로 모습을 드러낼 수밖에 없는 거울을, 그의 자존심 한가운데에 놓기로 했다.


"그의 가장 큰 욕망은 인정받는 거예요." 작전 직전, 박수진이 말했다. "자신이 김민석의 유일한 계승자이며, 그를 뛰어넘었다는 인정을요. 우리는 그 자존심을 정면으로 부숴야 해요. 그가 이성을 잃고 반박하기 위해 키보드를 잡을 수밖에 없도록."


박수진은 '정원사' 커뮤니티의 활동이 거의 없던 유령 회원 중 하나의 아이디를 해킹해, 우리가 밤새 함께 작성한 글을 올렸다. 그것은 'Weedman'의 영혼을 향해 던지는, 그의 존재 자체를 부정하는 가장 날카롭게 벼린 창이었다.


[게시글 제목: ‘Weedman’에게 보내는 한 원조 팬의 실망감]
'Weedman'이라 자신을 칭하는 자에게.
당신의 행위는 존중하지만, 그것은 '정원사'의 예술이 아니다. 당신의 방식에는 고뇌가 없다. 철학이 없다. 그저 분노의 배설만 있을 뿐이다.


정원사는 자신의 더러운 손으로 세상을 정화하려 했다. 하지만 당신은 어떤가? 당신은 살인을 저지른 뒤, 죽은 자의 논리를 훔쳐와 자신의 비겁함을 포장하고 있다.


당신은 잡초를 뽑았지만, 정작 당신 자신이 가장 추악한 잡초라는 사실을 모르는가. 당신은 결코 ‘정원사’가 될 수 없다. 그의 이름을 모독하지 마라.


게시글이 올라가는 순간, 상황실의 모든 소음이 멎었다. 우리는 덫을 놓았고, 이제 늪 속의 괴물이 우리가 던진 미끼를 물기만을 숨죽여 기다려야 했다. 시간은 끔찍할 정도로 더디게 흘러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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