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국선변호사 입니다 (3편) - Part8

그림자의 정원

by sarihana

제8장. 가면 속의 이름, Weedman


그곳은 김민석을 신봉하고 그의 철학을 연구하던 자들의 소굴이었다. 게시판은 그의 '망상 기록'을 분석하고, 그의 범행을 미화하며, 심지어 다음 '정화' 대상을 추천하는 글들로 가득했다. 그들의 언어는 광신도의 기도문처럼 느껴졌다.


그리고 그 수많은 익명의 아이디 속에서, 유독 시체처럼 차가운 문체로 모두를 압도하는 닉네임이 있었다.


'Weedman(잡초맨)'.


다른 이들이 김민석의 '예술성'과 '고뇌'를 찬양할 때, 그는 그것을 비웃었다. 그는 커뮤니티에서 가장 열성적으로 '정원사'의 마지막 논리를 퍼뜨렸고, 그것을 자신만의 방식으로 더욱 과격하게 진화시키고 있었다.


[Weedman의 게시글]
'정원사는 위대했지만 마지막에 나약했다. 잡초에게 연민을 느끼는 정원사는 자격이 없다. 뽑아서, 태워서, 흔적도 없이 지워버려야 한다.'
'너희들은 아직도 꽃 타령인가? 이 정원은 이미 너무 많은 잡초로 뒤덮였다. 이제 꽃을 심을 자리는 없다. 오직 제거만이 유일한 답이다.'


그의 글에는 김민석이 가졌던 최소한의 미학적 고뇌조차 없었다. 오직 순수한 증오와 파괴의 논리만이 가득했다. 그는 '정원사'를 숭배하는 동시에, 그의 나약함을 경멸하며 자신이 그를 뛰어넘을 유일한 계승자라고 믿고 있었다. 신도시 살인 현장에 남겨졌던 '잡초를 뽑았을 뿐이다'라는 문장은, 바로 이 'Weedman'의 선언문이었던 것이다.


나는 모니터에 떠오른 그의 닉네임을 보며 중얼거렸다. "찾았군."


"이제 사냥을 시작해야겠어. 저 어두운 디지털의 늪에서."


우리의 목표는 명확해졌다. 저 모니터 너머, 익명이라는 가면 뒤에 숨어, 스스로를 부서진 영웅의 계승자이자 새로운 시대의 심판자라 믿는 '잡초맨'의 진짜 얼굴을 벗겨내는 것. 그리고 그를, 법이라는 가장 현실적인 빛 아래로 끌어내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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