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자의 정원
"이런 수준의 정보를 어디서 얻었을까?"
내가 물었다. 내 사무실 책상 서랍 깊숙한 곳에 봉인된, 나 외에는 박수진만이 존재를 아는 그 마지막 기록. 김민석의 가장 순수한 악의가 담긴 그 문장을, 대체 누가 본단 말인가.
"김민석의 마지막 기록은 완벽히 비공개였어. 유출될 가능성은 제로에 가까워."
박수진의 눈빛이 스탠드 불빛 아래 날카롭게 빛났다.
"아니요, 검사님. 원본은 그럴지 몰라도, 그의 사상은 이미 세상에 퍼졌어요. 우리가 모르는 곳에서요." 그녀는 잠시 말을 멈추고, 마치 눈앞에 보이지 않는 무언가를 보는 듯 허공을 응시했다. "김민석이 죽은 직후, 그의 '망상 기록' 일부가 다크웹을 통해 유출되었던 걸 기억하세요? 사람들은 그걸 '정원사의 복음'이라 부르며 열광했죠. 그 복음을 신봉하는 자들이, 그의 마지막 유언까지 찾아내려 하지 않았을까요? 그들은 성지를 순례하는 신도들처럼, 김민석의 모든 흔적을 파고들었을 거예요."
그녀의 말에 등골이 서늘해졌다. 나는 즉시 '그림자 팀'의 사이버 수사관에게 연락했다. 수화기 너머, 잠에 취해 있던 그의 목소리는 내 한마디에 얼음처럼 굳어졌다.
"3년 전 폐쇄된, '정원사' 관련 다크웹 사이트 전부 긁어와. 서버 기록, 게시글, 회원 정보까지. 먼지 하나까지 다."
그날 밤, 내 사무실은 다시 전쟁상황실이 되었다. 우리는 어둡고 축축한 디지털의 늪을 샅샅이 뒤지기 시작했다. 수사관의 손끝에서 수만 개의 데이터가 폭포수처럼 쏟아져 내렸다. 의미를 알 수 없는 코드와 익명의 아이디들. 그곳은 법의 빛이 닿지 않는, 온갖 뒤틀린 욕망들이 곰팡이처럼 피어나는 괴물들의 소굴이었다.
몇 시간의 추적 끝에, 우리는 마침내 늪의 가장 깊숙한 진원지를 찾아냈다. 몇 년 전 폐쇄되었지만, 누군가에 의해 아카이브 형태로 박제된 한 인터넷 커뮤니티의 저장된 페이지.
<'정원사'의 정원을 추모하며>
그곳은 단순한 팬 커뮤니티가 아니었다. 김민석을 순교자로, 그의 범죄를 성전(聖戰)으로 여기는 자들의 디지털 사원이었다. 그리고 그 사원의 게시판 가장 위쪽, 공지사항에는 붉은색 글씨로 이렇게 적혀 있었다.
'우리의 교주께서 남기신 마지막 계시를 공유합니다. 우리 중 누군가는, 그의 뜻을 이어받아야만 합니다.'
그 아래에는, 내가 봉인해두었던 바로 그 마지막 기록이, 토씨 하나 틀리지 않고 그대로 옮겨져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