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자의 정원
우리는 덫을 놓고 기다렸다. 한 시간, 두 시간… 침묵이 흐르던 상황실에 수사관의 다급한 목소리가 울렸다.
"접속했습니다! 'Weedman'이 글을 확인하고, 지금 답글을 작성하고 있습니다!"
모두가 숨을 죽이고 모니터를 주시했다. 화면 위에는 그가 분노에 차 써 내려가는 실시간 문장들이 나타났다. 그는 우리의 도발에 완전히 이성을 잃고, 자신의 행동을 정당화하는 장문의 글을 쏟아내고 있었다. 김민석의 철학과 자신의 행동을 횡설수설 엮어대며, 자신이 얼마나 위대한지를 증명하려 발버둥 치고 있었다. 그리고 그 흥분 속에서, 그는 치명적인 실수를 저질렀다.
"잡았습니다!"
수사관이 외쳤다. 분노에 찬 그가 자신의 보안망을 체크하는 것을 잠시 잊은 것이다. 아주 짧은 찰나, 수십 개의 가상 IP 주소의 벽이 무너지며 그의 진짜 IP가 노출되었다. 그것은 1초도 안 되는 순간이었지만, 우리에게는 영원과도 같은 시간이었다.
새벽 4시. 비에 젖은 새벽 공기를 가르며, 완전 무장한 경찰특공대가 신림동의 낡은 다세대 주택을 미로처럼 얽힌 골목 속에서 완벽하게 포위했다. 나는 지휘 차량의 모니터를 통해, 헬멧에 부착된 카메라가 보내오는 실시간 영상을 숨죽이며 지켜봤다.
굉음과 함께 현관문이 부서지고, 특공대가 순식간에 집 안으로 쏟아져 들어갔다. 그곳은 괴물의 소굴이 아니었다. 먹다 남은 컵라면과 담배꽁초가 가득한 쓰레기 더미 속, 작은 컴퓨터 책상만이 유일하게 정돈된, 한심하고 초라한 골방이었다.
방 한구석에서 그는 무릎을 꿇은 채, 두 손이 등 뒤로 결박되어 있었다. 인터넷에서 세상을 심판하던 'Weedman'의 오만한 모습은 온데간데없었다. 그는 그저 겁에 질려 온몸을 떨고 있는, 깡마르고 초라한 청년일 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