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국선변호사 입니다 (3편) - 프롤로그

그림자의 정원

by sarihana

프롤로그


김민석이 죽은 지 3년이 지났다. 나는 가끔 그의 마지막 기록을 떠올린다. 광기와 오만으로 가득 찼던 '망상 기록'과는 다른, 모든 것을 잃어버린 자의 마지막 고백. '나의 정원은 실패했소. 부디, 당신의 정원은 지켜내길 바라오.' 그 말은 유언처럼 내 마음에 남아, 지워지지 않는 십자가가 되었다.

세상은 '정원사'의 시대가 끝났다고 말했다. 희대의 연쇄살인마는 파멸했고, 그의 광기는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고. 하지만 나는 알고 있었다. 김민석이라는 육신은 사라졌지만, 그가 이 거대한 콘크리트 정원에 뿌린 독의 씨앗은 땅속 깊은 곳에서 여전히 숨 쉬고 있다는 것을. 나는 검사직을 그만두지 못했다. 권도윤의 묘비 앞에서, 그리고 김민석의 마지막 얼굴 앞에서, 나는 도망칠 수 없는 운명을 받아들였다. 이 도시의 보이지 않는 정원사가 되어, 김민석이 남긴 유령과 싸워야 하는 운명.


그날도 비가 내렸다. 책상 위에는 미제 사건 파일들이 산처럼 쌓여 있었다. 세상의 악취는 사라지지 않았고, 잡초는 끊임없이 자라났다. 나는 그저 묵묵히, 하루하루 잡초를 뽑아낼 뿐이었다. 그때, 책상 위의 전화기가 밤의 정적을 깨고 날카롭게 울렸다. 현장감식팀 팀장이었다. 그의 목소리는 불길했다. "부장님, 신도시 공사 현장에서 변사체가 발견됐습니다. 부패한 건설사 대표입니다."


나는 피곤한 눈을 감으며 물었다. "특이사항은?" 수화기 너머로 잠시 침묵이 흘렀다. 이내, 망설이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네… 시그니처는 없습니다. 꽃 같은 건 없어요. 다만… 현장 벽에 스프레이로 휘갈겨 쓴 글씨가 하나 남아있습니다." "..." "'잡초를 뽑았을 뿐이다.' 라고 적혀 있습니다." 나는 눈을 떴다. 온몸의 피가 차갑게 식는 것을 느꼈다. 김민석의 치밀한 예술도, 그의 분열된 자아 '붉은 장미'의 분노도 아니었다. 이것은 훨씬 더 원초적이고, 더럽고, 거친 악의였다. 나의 정원에, 이름 모를 독초가 피어나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