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자의 정원
현장은 막 개발이 시작된 신도시의 허허벌판이었다. 아직 이름도 붙지 않은 도로 위, 칠흑 같은 어둠을 가르는 경찰차의 경광등 불빛만이 어지럽게 돌아가며, 진흙탕이 된 바닥과 뼈대만 앙상하게 올라가기 시작한 건물의 회색 벽을 비추고 있었다. 내 구두가 질척한 흙을 파고들 때마다, 이 도시의 무질서하고 축축한 맨살이 느껴지는 듯했다.
현장의 공기는 여러 겹의 악취가 뒤섞여 있었다. 차가운 비 냄새와 파헤쳐진 땅의 축축한 흙냄새, 그리고 그 모든 것을 비집고 올라오는 희미한 피비린내. 나의 몸은 이 냄새를 기억하고 있었다. 하지만 이것은 내가 지난 6년간 악몽 속에서 맡아왔던 그 냄새와는 질적으로 달랐다. 김민석의 현장에서 나던, 마치 장례식을 위해 정교하게 조향된 향수처럼 기묘할 정도로 우아하고 서늘했던 치자꽃 향기와는 정반대의 냄새.
이것은 예술이 아니었다. 예술가적 자의식은커녕, 최소한의 고민조차 느껴지지 않는 노골적인 폭력, 그 자체였다.
"부장님, 이쪽입니다."
젊은 형사가 나를 이끌었다. 피해자는 이제 막 기초 공사가 끝난 철골 구조물 아래에 쓰레기처럼 버려져 있었다. 부패한 건설사 대표, 박강재. 둔기로 머리를 여러 차례 가격당한 듯, 그의 마지막은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끔찍하고 처참했다. 김민석의 피해자들처럼 잠든 듯 고요한, 그래서 더 섬뜩한 모습이 아니었다. 여기에는 분노와 증오, 그리고 급하게 일을 처리한 자의 서두름만이 어지럽게 널려 있었다.
김민석은 자신의 희생양을 '꽃'으로 만들었다. 하나의 작품으로서, 비뚤어진 경의를 담아 마지막을 장식했다. 하지만 박강재는 그저 처리된 폐기물에 불과했다. 이 살인마에게 그는 아름답게 만들 가치조차 없는, 그저 제거해야 할 해충이었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