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 뷔페 (확장판) - Part3

삶을 다운로드하는 시대

by sarihana

제3장: 화면 속의 속삭임


자취방으로 돌아와 불도 켜지 않은 채, 나는 소파에 시체처럼 몸을 던졌다. 어둠 속에서 유일하게 빛나는 것은 손에 든 스마트폰 액정뿐이었다. 무의식적으로 SNS 앱을 열었다. 화면에는 졸업식 날 이후 더욱 화려해진 동기들의 성공 퍼레이드가 끝없이 펼쳐졌다. 마크는 '구글 신사옥에서의 첫 일주일'이라는 제목의 브이로그를 올렸고, 영상 속 그는 자유분방한 동료들과 웃으며 최첨단 기술에 대해 토론하고 있었다. 다른 누군가는 방금 투자 유치에 성공했다며 샴페인을 터뜨리는 사진을 게시했다.


그들의 빛나는 삶은 날카로운 유리 조각이 되어 내 공허함을 더욱 깊게 파고들었다. 질투심과 자기혐오가 뒤섞여 숨이 막혔다. 나는 신경질적으로 스마트폰을 소파 저편으로 던져버렸다. '쿵'하는 소리와 함께 화면이 꺼지자, 방 안에는 완벽한 정적이 내려앉았다. 그 고요함 속에서 내 절망감만이 거대한 괴물처럼 부풀어 오르며 나를 삼킬 듯이 맴돌았다.


무엇이라도 좋으니 이 질식할 듯한 침묵을 깨고 싶었다. 나는 비틀거리며 일어나 노트북을 열었다. 의미 없는 영상이라도 보며 뇌를 마비시키고 싶었다. 고양이 영상, 게임 스트리밍... 몇 개의 영상을 생각 없이 클릭하던 그때, 자동 재생 목록의 다음 영상으로 넘어갔다. '당신의 삶을 재설계하십시오'라는 썸네일과 함께, 미니멀한 무대 위에서 한 남자가 연설하는 영상이었다.


나는 넘기려던 손을 멈췄다. 영상 속 남자는 스티브 잡스를 연상시키는 검은 터틀넥 차림으로 차분하고 설득력 있는 목소리로 말을 이어갔다.


“...선택의 기로에서 길을 잃어본 적 있으십니까? 잘못된 선택으로 수년을 낭비할까 봐 두려우십니까? 그 모든 불안과 시행착오를 과거의 유물로 만들 수 있다면 어떨까요? 수십 년 훈련이 필요한 외과의사의 정교한 손기술, 베테랑 변호사의 논리적인 언변을 단 몇 분 만에 다운로드하여 당신의 것으로 만들 수 있습니다. 이것은 더 이상 공상 과학 소설이 아닙니다. 바로 뉴럴링크의 경험 이식 칩이 열어갈 미래입니다.”


나는 소파에서 상체를 일으켰다. 그의 말 한마디 한마디가 내 심장에 박혔다. 영상은 성공한 사람들의 인터뷰로 전환되었다. 한 여자가 환하게 웃으며 말했다.


"전 평생 음치였지만, '절대음감' 패키지를 다운로드하고 단 하루 만에 피아노를 연주하게 됐어요."


남자는 다시 화면에 나타나 결론을 내렸다.


“당신은 더 이상 선택의 기로에서 고통받을 필요가 없습니다. 인생이라는 거대한 뷔페에서, 원하는 모든 것을 맛볼 수 있는 자유. 그것이 우리가 여러분께 드리는 초대장입니다.”


‘인생 뷔페’. ‘초대장’. 그 단어들은 단순한 광고 카피가 아니었다. 그것은 구원이었다. 사기일까? 허황된 광고일까? 희미한 의심이 고개를 들었지만, 절박함이 이성을 마비시켰다. 나는 미친 듯이 관련 정보를 검색하기 시작했다. 화면 가득 화려한 광고와 '인생이 바뀌었다'는 후기들을 게걸스럽게 빨아들였다.


‘잘못된 선택으로 시간을 낭비하지 마세요.’, ‘실패의 고통 없이 완벽한 성공을 경험하세요.’


모든 문구가 나를 위해 준비된 것처럼 보였다.


이것은 단순한 기술이 아니었다. 내 모든 불안에 대한 완벽한 해답이었다. 나는 그것이 절망의 늪에서 나를 건져줄 유일한 동아줄, 자유를 향한 초대장이라고 믿기로 했다. 떨리는 손으로 공식 홈페이지에 접속해 '상담 신청' 버튼을 눌렀다. 그 순간, 어두웠던 방 안이 노트북 화면에서 뿜어져 나오는 푸른빛으로 환하게 밝아지는 듯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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