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 뷔페 (확장판) - Part9

삶을 다운로드하는 시대

by sarihana

제9장: 감정 없는 성공


수술은 완벽하게 끝났다. 마지막 봉합까지 한 치의 오차도 없이 마무리되자, 수술실 안에는 짧은 정적이 흘렀다. 삐- 삐- 삐- 안정된 리듬으로 울리는 모니터 소리가 성공을 증명하고 있었다. 내 뇌 속에서 시스템이 차갑게 보고했다.


[수술 성공률: 99.97%. 예상 시간보다 12분 34초 단축. 미션 완료.]


그와 동시에, 칩이 정해준 감정 데이터가 내 신경망으로 주입되었다. 안도감, 성취감, 환희. 나는 그 감정들의 이름을 알 수 있었고, 뇌가 어떻게 반응해야 하는지 정확히 인지했다. 심장 박동이 살짝 빨라지고, 엔도르핀이 분비되는 화학적 작용까지 느껴졌다. 하지만 그것은 내 안에서 스스로 솟아난 것이 아니었다. 마치 혀끝에 감칠맛은 느껴지지만, 속은 여전히 텅 비어 허전한 음식처럼. 다운로드된 희열은 공허하게 울릴 뿐이었다.

"훌륭해! 완벽한 수술이었어!" "신입이 해냈다고는 믿을 수가 없군. 손놀림이 거의 신의 경지였어."

수술복을 벗고 나온 나에게 동료들의 찬사가 쏟아졌다. 그들의 얼굴에는 진심 어린 경외와 놀라움이 서려 있었다. 하지만 그들의 말은 두꺼운 유리벽을 통과하는 소리처럼 멀게만 들렸다. 나는 그저 텅 빈 미소를 지으며 "수고하셨습니다"라고 대답할 수밖에 없었다. 프로그램이 내 안면 근육을 움직여 가장 적절한 표정을 만들어주었다. 그들은 내가 이룬 성공을 보고 있었지만, 그 성공의 뒤에 '나'는 없다는 것을 아무도 알지 못했다.

탈의실에서 혼자 남았을 때, 비로소 프로그램의 통제에서 완전히 벗어났다. 뇌를 가득 채웠던 방대한 의학 지식과 냉철한 판단력이 썰물처럼 빠져나가고, 익숙한 나의 불안과 공허함이 다시 그 자리를 채웠다. 나는 피 묻은 수술복을 벗으며 거울 속의 나를 보았다. 낯선 얼굴이었다. 방금 전까지 신의 손을 가졌던 남자의 흔적이 눈빛에 희미하게 남아 있었다. 나는 떨리는 손으로 세면대의 찬물을 틀어 얼굴에 끼얹었다.


그때, 수술을 총괄했던 베테랑 외과 과장이 들어왔다. 그는 수십 년간 수술실을 지켜온 사람이었다. "정말 대단했네. 특히 혈압이 떨어졌을 때, 자네의 판단은 나라도 쉽게 못 했을 거야. 그런 위기 대처 능력은 대체 어디서 배운 건가?"


그의 순수한 질문이 비수가 되어 심장에 꽂혔다. 나는 대답할 수 없었다. '인터넷에서 3분 만에 다운로드했습니다'라고 말할 수는 없지 않은가. 나는 애써 웃으며 얼버무렸다. "운이 좋았습니다." 그는 내 어깨를 툭 치며 "겸손하긴. 오늘 밤엔 자네가 주인공이니 한잔 사겠네!"라고 말했지만, 나는 그의 눈을 마주할 수 없었다. 나는 영웅이 아니라, 가장 교묘한 사기꾼이었다.


이것이 나의 첫 번째 성공이었다. 누구나 꿈꾸는 완벽한 성취. 나는 신이 된 듯했지만, 그 신은 감정 없는 로봇과 같았다. 나는 성공의 정상에 서 있었지만, 그곳은 고독하고 차가운 황무지였다. 내 손에는 외과의사라는 명패가 쥐어져 있었지만, 그 손에 담긴 것은 내 땀과 노력의 결과가 아니었다.


자취방으로 돌아와, 나는 불도 켜지 않은 채 주저앉았다. 텅 빈 접시는 세상에서 가장 화려한 요리로 채워졌다. 하지만 나는 그 맛을 느낄 감각 자체를 잃어버린 것이었다. 성공의 맛은 이토록 쓰고, 공허했다. 어둠 속에서 나는 낯설어진 내 손을 그저 하염없이 내려다볼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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