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을 다운로드하는 시대
그날 밤, 나는 악몽을 꾸었다. 화려했던 '인생 뷔페'의 가상 홀은 폐허가 되어 있었다. 진열장에 놓여 있던 경험 패키지들은 모두 썩어 문드러졌다. 내가 다운로드했던 외과의사 프로그램은 수술대 위에서 피를 흘리는 심장의 모습으로 변해 끔찍하게 맥동하고 있었고, '완벽한 아들' 프로그램은 산산조각 난 도자기 가면이 되어 검은 눈물을 쏟아내고 있었다. 뷔페의 음식들은 더 이상 먹을 수 없는 흉물이 되어 썩은 냄새를 풍겼다. 동료들과 부모님의 목소리가 "사기꾼", "넌 누구니"라며 나를 비난하는 메아리가 되어 무너진 홀을 울렸다. 나는 비명을 지르며 잠에서 깨어났고, 온몸은 식은땀으로 축축했다.
그때, 머릿속에서 알림이 울렸다. 제이슨의 누나에게서 온 긴급 뉴럴 메시지였다. 그녀의 불안하고 다급한 감정 파동이 그대로 내게 전달되었다.
[제이슨이... 입원했어. 의사들이 '페르소나 연쇄 붕괴'라고 불러. 제발, 와서 좀 봐줘!]
나는 심장이 철렁 내려앉는 것을 느끼며 병원으로 달려갔다. 그는 나와 함께 칩 이식을 시작했던 동기 중 한 명이었다. 제이슨은 뇌-컴퓨터 인터페이스(BCI) 정신과 병동의 격리실에 있었다. 창문을 통해 본 그는 초점 없는 눈으로 천장을 응시하고 있었다. 그의 눈동자에는 수십 개의 삶이 뒤섞여 있었지만, 그가 짓던 장난기 가득한 미소나 찡그리던 버릇 같은, 제이슨의 흔적은 찾을 수 없었다.
내가 들어서자, 제이슨은 나를 알아보지 못했다. 그의 몸은 마치 주파수가 맞지 않는 라디오처럼 여러 페르소나 사이를 오갔다. 갑자기 그는 유창한 프랑스어로 사랑 시를 읊조리다가('낭만주의 시인' 프로그램), 다음 순간에는 손가락으로 허공에 복잡한 수식을 써 내려갔다('양자물리학자' 프로그램). 그의 뇌는 너무 많은 경험 프로그램을 다운로드하고 동시에 실행하려다 충돌을 일으켜, 자아라는 운영체제 자체가 망가져 버린 것이다. 그는 수많은 데이터의 노이즈 속에서 길을 잃은, 살아있는 유령이었다.
나는 떨리는 목소리로 그의 이름을 불렀다. "제이슨... 나야."
그 순간, 기적처럼 그의 눈에 잠시 초점이 돌아왔다. 수많은 노이즈를 뚫고, 진짜 제이슨이 아주 희미하게 떠올랐다. 그는 천천히 나를 향해 손을 뻗었다. 그의 손은 마치 텅 빈 인형의 손처럼 힘이 없었다.
"이게... 이게 진짜 나라고 생각했어… 모든 게 완벽했거든. 내가 꿈꿨던 삶을 전부 다운로드했는데... 결국 난 아무것도 아니었어." 그는 희미하게, 그러나 처절하게 웃었다. "거울을 봐도 내가 없어. 그냥… 수많은 삶의 데이터 조각들만 남아있을 뿐이야. 난 다른 사람들의 기억으로 만들어진 유령이야."
그의 공허한 눈빛에 나는 무언가에 홀린 듯 말했다. "그건 진짜가 아니야. 네가 산 삶이 아니라고."
제이슨은 힘겹게 고개를 돌려 나를 바라보며 반문했다. 그의 눈빛은 더 이상 공허하지 않았다. 그 안에는 모든 것을 꿰뚫어 보는 듯한 섬뜩한 명료함이 있었다. "그럼 네가 사는 삶이 진짜라는 증거는 뭐냐?"
나는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그의 질문은 거울이 되어 나를 비췄다. 경험을 다운로드하며 얻은 나의 화려한 순간들, 그리고 그 안에서 사라져버린 나 자신. 나는 제이슨의 거울 속에서, 나의 미래를 보았다. 그날 밤, 나는 더 이상 도망칠 수 없는 진실을 마주했다. 뷔페의 요리를 먹는 것에 중독된 나는, 이미 나 자신을 잃어버리고 있었다. 병실을 뛰쳐나와 복도를 달리다, 비상구의 차가운 강철 문에 비친 내 얼굴을 보았다. 그 얼굴에는 외과의사의 냉철함과 변호사의 오만함, 그리고 내가 모르는 수많은 타인의 표정이 희미하게 겹쳐 있었다. 나는 비명을 질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