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밸브
<근로자 켄지>
내 이름은 켄지다. 스물두 살. 고향 후타바의 복숭아밭을 떠나 도쿄의 편의점에서 유통기한이 지난 삼각김밥으로 끼니를 때우다, ‘고향을 구하자’는 애국적인 구호에, 그리고 솔직히는 높은 일당에 이끌려 이곳에 왔다.
어제, 허리에 찬 내 개인 선량계가 미친 듯이 울어댔다. 감독관은 아무 말 없이 내 선량계를 가져가더니, 수치를 확인하고는 고개를 한번 까딱했다. 그러고는 저쪽, 아무도 신경 쓰지 않는 구석의 천막으로 가라고 손짓했다. 그게 전부였다. 질문도, 설명도, 위로도 없었다. 마치 사용 기한이 다 된 배터리를 교체하듯, 나는 그렇게 라인에서 제외되었다.
천막 안에는 나보다 먼저 온 사람들이 있었다. 다들 나와 비슷한 얼굴을 하고 있다. 나이는 다르지만, 눈은 똑같이 텅 비어 있다. 아무도 말을 하지 않는다. 우리는 서로의 눈을 보지 않는다. 눈을 보면, 서로의 얼굴에서 서서히 다가오는 죽음을 읽게 될까 봐 두려운 것이다. 내 목덜미가 불에 덴 것처럼 뜨겁고 따가웠다.
우리는 버려졌다. TV에서는 연일 우리를 영웅이라고 떠들어대지만, 영웅은 이런 취급을 받지 않는다. 우리는 그저 저 거대한 원자로의 불을 끄기 위해 던져진, 이름 없는 한 줌의 모래일 뿐이다.
아까 어떤 외국인 전문가가 천막 안을 들여다봤다. 서양인인 것 같았다. 그의 눈에는 놀람과 함께… 뭐랄까, 아주 희미한 연민 같은 것이 있었다. 처음이었다. 누군가 우리를 부품이나 숫자가 아닌 사람으로 봐준 것은. '살려주세요'라고 소리치고 싶은 충동이 목구멍까지 차올랐다. 하지만 그는 곧 사라졌다. 당연하다. 그는 우리와 다른 세상 사람이니까. 저 문밖은 현실이고, 이 천막 안은 현실이 아닌 무덤 속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