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Fukushima Tape 2편 - Part39

마지막 밸브

by sarihana

39장: 기자회견


두 사람은 정부의 제안을 받아들이는 척, 공식 기자회견을 열어 국민들 앞에서 감사를 표하고 싶다고 요청했다. 정부는 마침내 그들이 현실과 타협했다고 판단하고, 그들의 ‘영웅담’을 전 세계에 알리기 위해 국영 방송사가 주관하는 대대적인 기자회견을 준비했다.


며칠 후, 유진과 아키라는 휠체어에 의지한 채 수백 개의 카메라 플래시 앞에 섰다. 방사선 후유증으로 몸은 앙상하게 수척했고 얼굴은 종이처럼 창백했지만, 두 사람의 눈빛만은 그 어느 때보다 형형하게 빛나고 있었다.


먼저 마이크를 잡은 유진은, 준비된 원고를 읽는 듯 정부와 의료진에게 감사의 말을 전했다. 그리고 잠시, 유진은 말을 멈췄다. 그는 손에 들고 있던 원고를 옆으로 천천히 밀어냈다.


"하지만… 그것은 정부가 여러분에게 들려주고 싶은 아름다운 이야기일 뿐입니다. 지금부터 저희는 진실을 말하겠습니다."


그 한마디에 기자회견장은 거대한 벌집을 건드린 듯 술렁이기 시작했다. 유진은 정부의 비겁한 최종 철수 명령, 통제 불능이었던 현장, 그리고 4번 천막에 버려졌던 근로자들의 희생에 대해서도 증언했다.


유진이 말을 마치고 거친 숨을 몰아쉬자, 아키라가 마이크를 잡았다. 그의 목소리는 떨렸지만, 그 안에는 강철 같은 의지가 담겨 있었다. 그는 자신이 시스템을 맹신했던 과오를 고백하고, 국가가 어떻게 개인의 희생을 강요하고 진실을 은폐하려 했는지 조목조목 밝혔다.


"저는 거짓된 영웅이 되기를 거부합니다. 저는 제 딸에게, 그리고 진실을 원했던 한 아들에게, 부끄럽지 않은 어른이 되고 싶을 뿐입니다!"


그의 고백은 전 세계에 생중계되었고, 회견장은 충격과 경악으로 마비되었다. 정부 관료의 얼굴은 잿빛으로 변해 있었다. 경호원들이 무대 위로 뛰어 올라오려 했지만, 이미 수많은 기자들이 그들을 막아선 채 유진과 아키라에게 질문을 쏟아내고 있었다.


25년 전 체르노빌에서 시작되었던, 아버지로부터 아들에게로 이어졌던 그 길고 길었던 침묵의 카르텔에, 마침내 거대한 균열이 생긴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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