맞은편 공원의 나무가
찬 바람에 쩌렁쩌렁 울었다.
새벽에는 골목길 담벼락이
한숨을 몰아쉬듯 길게 흔들렸고,
퇴근길에 만난 오래된 가로등은
눈물 자국 같은 녹빛으로 번들거렸다.
도시의 밤은 요즘 자꾸만
울음을 삼키는 듯했다.
빛을 잃은 별들이
까만 하늘 틈에서 숨죽이는 소리가
가끔씩 들릴 것 같았다.
아마 삶이라는 건
소리 없이 울고
그 흔적을 지우며
다시 길을 걷는 법을 배우는 것.
요 며칠 겨울바람도
바다를 잃은 파도처럼 울었다.
현대의 무게 속에서 마음은 이미 출가한 사람. 사유하고 감응하며, 리듬으로 살아가는 존재. 이름 없는 수행자처럼, 머리는 깎지 않았지만 마음은 이미 세속을 떠난 사람의 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