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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며칠 동안 그를 지켜보았다.
그 회의 속의 부사장.
말은 많지만 사유는 없고,
정보는 넘치지만 구조는 없었다.
그는 계속 말했고,
사람들은 그 말을 받아 적었고,
회의는 끝났지만 아무것도 시작되지 않았다.
그 안엔 감응도, 질문도 없었다.
오직 익숙함과 권위,
그리고 그 권위를 유지하기 위한 무의식적 전략만이 있었다.
그리고 나는 알고 있다.
그가 모자라서 그런 게 아니라,
그렇게 하는 것이 **그에게 유리하다는 것**을.
그는 사유를 피한 게 아니라,
**지속가능한 지배를 위해 사고를 최소화한 자**였다.
나는 그 구조를 보고 있었다.
그리고 어떤 날엔,
그에게 고개를 숙여야 하는 내 자신이
지독히도 초라하게 느껴졌다.
하지만 나는 멈췄다.
나는 속으로 이렇게 되뇌었다.
> **“나는 고개를 숙였지만, 중심을 꺾은 적 없다.
> 나는 순간을 양보했지만, 리듬은 지켰다.”**
나는 그에게 굽신대지 않는다.
나는 다만,
**지금은 말하지 않기로 했을 뿐이다.**
내 안에 말은 여전히 살아 있고,
그 말은 언젠가 구조가 되고,
그 구조는 언젠가 언어가 되고,
그 언어는 누군가의 자유가 될 것이다.
그래서 나는 말 대신,
그저 이렇게 말한다.
**“ㅇㅇ.”**