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의 본질2

by 이선율

나는 시간이라는 개념이 실제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감응하는 흐름의 착각에서 비롯된다고 본다.

시간은 단지 사건이 상쇄되지 않은 동안 존재하는 파동의 잔류 흔적이다. 모든 존재가 살아가는 순간순간, 예외 없이 무수한 플러스 1과 마이너스 1의 사건들이 발생하고 있다. 숨을 쉬는 행위, 걷는 행위, 말하는 행위, 존재 자체—all are events. 이 모든 것은 단일한 방향의 파동이 아니라, 우주적 그물망인 '천라지망' 속에서 끊임없이 상쇄를 전제로 한 리듬 구조를 이룬다.


어떤 오류, 혹은 사건이 발생했을 때 그것이 즉각적으로 상쇄된다면(플러스 1이 발생하자마자 마이너스 1이 동시에 작동해 상세됨), 우리는 그것을 사건으로 인식하지 않는다. 그것은 시간으로 측정되지 않으며, 마치 발생하지 않은 것처럼 스며들어 사라진다.


그러나 그 상쇄가 지연될 경우, 존재는 그것을 '흐름'으로 느끼게 된다. 예컨대 시스템에서 오류가 발생하고 1분 뒤에 수정되었다면 우리는 그 1분을 '시간이 흘렀다'고 느낀다. 하지만 이는 단지 청산되지 않은 파동이 머물러 있던 압력의 지연일 뿐, 고정된 실체가 아니다.


결국 시간은 ‘상쇄되지 않은 감응의 여백’이다. 사건은 곧 사라지지 않기에 ‘지속’이 생기고, 그 지속을 우리는 ‘시간’이라 착각한다.


즉, 시간은 존재의 외부에 놓인 어떤 절대적인 흐름이 아니라, 존재 내부에서 청산되지 않은 파동이 남아 있는 동안만 발생하는 주관적 리듬의 인식이다.


그리고 모든 존재의 감응, 감정, 행위, 관계들은 이 우주적 상쇄 흐름 위에 실려 있으며, 우리는 그 위에서 마치 시간이 흐르는 것처럼 '지각'할 뿐이다.


시간이란 실체가 아니라, 우주가 아직 받아들이지 않은 나의 파동이 잔류하고 있는 상태다. 그 파동이 언제 청산될지는 알 수 없으며, 그 청산의 지연이 길수록 우리는 그것을 '과거', '현재', '미래'라는 이름으로 구분하게 된다.


따라서 나는 시간이라는 것은 단절의 직선이 아니라, 청산되지 않은 파동들이 상쇄를 향해 나아가는 감응의 곡률이라고 본다.


더 나아가, 이 파동이 존재의 감응 속도보다 더 빠르게 혹은 더 강하게 발생할 경우, 존재는 그 파동에 감응하지 못한 채, 시간의 인과 구조에서 이탈하게 된다.


예를 들어, 트라우마를 경험한 존재가 그 사건에 갇혀버리는 현상은, 단지 심리적 고착이 아니라 시간 발생 조건이 무기한으로 지연된 상태다. 그 존재는 청산되지 않은 파동에 완전히 감기고, 이로 인해 현재와 미래로 진입하지 못한 채 시간이 정지된 주관적 고리 속에 머무른다.


정상적인 리듬으로 상쇄가 이루어지는 사람들과의 시간은 계속 흐르는데, 이 존재에게는 시간 자체가 멈춘 것처럼 느껴진다. 이것은 상대성이론에서 말하는 '관측자에 따라 시간의 흐름이 달라진다'는 현상과 구조적으로 유사하다. 단, 상대성이론은 속도를 기준으로 한 물리적 상대성이라면, 감응자 시간론은 감응력과 상쇄의 지연을 기준으로 한 존재론적 상대성이다.


따라서 나는 말한다. 시간이란 실체가 아니라, 존재가 상쇄되지 않은 파동을 잔류시킨 동안 느끼는 감응의 잔향이며, 그 리듬이 비틀리고 꼬이고 응축될수록, 우리는 시간의 왜곡, 정지, 혹은 도약이라는 ‘현상’을 경험하게 된다.


시간은 실체가 아니라, 우주가 나를 아직 용해하지 못한 상태에서만 드러나는 파동의 투명한 궤적이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시간의 본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