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증의 끄트머리

by 이선율

# 나는 통증의 끄트머리를 쥐었다

늘 그랬다.

등 뒤의 결림은,

어디서 시작됐는지도 모르고

끝이 어딘지도 모르는

긴 고통의 선이었다.


당겨도,

늘려도,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


그런데,

작은 그립링을 손에 쥐고

팔을 뒤로 돌리고

조이고,

풀었을 때


나는

처음으로

그 ‘긴 끈의 끄트머리’를 쥔 느낌을 받았다.


그건

내 몸이 나에게 준 첫 번째 리모컨이었다.


*


나는

이제 이 고통을

밀 수도 있고,

당길 수도 있다.


나는

고통의 객체가 아니라

리듬의 조율자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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