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0221 지하철
지하철 맞은편에 한 여성이 섰다. 턱이 두번 접히고 검은 사각안경을 썼다. 키가 s만했다. 어깨보다 골반이 더 넓었다.
잠시후 한여성이 또 s의 왼쪽 앞에 섰다. 이마뼈가 강하고 단단했다. 뒤로 동여맨 머리가 탄성을 머금었다. 눈의 검은자가 정확히 정중앙에 위치했다. 흰자는 약간 젖어있었다. 눈썹은 밤색이었다. 콧구멍이 정면에서 보이지 않았다. 코의 가로폭이 짧았다. 작고 빨간 입술은 힘주어 닫혀있었다. 오른쪽 여성이 밀려났다. s는 갑자기 가방에서 명함을 찾았다. 앞주머니에는 빽다방 아메리카노 스틱, 스타벅스 물티슈, 그리고 운전면허시험장에서 찍은 증명사진 5장만 있었다.
안쪽 주머니에는 알레르기약, 물티슈, 비타민 알약이 만져졌다. 뒷주머니에는 태블릿과 거치대, 블투 키보드만 있었다. s는 태블릿을 꺼냈다. 김훈의 남한산성을 읽기 시작했다. 맞은편 창문에 그녀의 얼굴이 정지해 있었다. 시선이 맞은편 할머니 구두 코끝에 멈춰있었다. 밤색 코트. 명치까지 파인 스웨트, 목에 멘 검은 스카프. 자물쇠가 해제된 화면은 두페이지로 바꼈다 돌아가기를 반복했다. 이번역은 청구역이라는 멘트가 울려퍼졌다. 그녀는 일어나 사라졌다. 맞은편 창문엔 오십대 중반의 아저씨 얼굴만 비쳤다. s는 남은 정거장을 일어서서 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