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0224 추가반찬
추가반찬으로 순대와 떡볶이가 나왔다.
4개의 철통이 입구에 놓였다. 간과 허파는 없는 순 당면 순대와 깨소금, 떡보다 둥근 꼬마어묵이 더 많이 들어간 떡볶이. 그것을 담을 접시는 손바닥만한 것들뿐이었다.
주로 배나 엉덩이가 튀어 나온 남자들과 볼이 통통한 여자들이 줄을 섰다. 와중에 늘씬한 여자도 보였다. 그녀들은 밥을 푸지않고 순대만 먹었다. 엉덩이에 큰 모래주머니 두자루를 늘어뜨린것 같은 한 동료는 현미밥 코너에서 밥그릇을 들고와 거기에 떡볶이를 가득 담아갔다. 표정은 다급했으나 행동은 명쾌했다. 동료 하나는 접시위의 어묵이 넘쳐 손바닥에 고추장이 흐르는데 그것을 받쳐들고 자리로 돌아갔다. 왼손에는 순대그릇이 가득찬채 쥐어져 있었다. 걸어가는 시선이 접시위에서 흔들리는 어묵에 꽂혀있었다. 허공에 공을 던지고 그것을 이마로 받는 묘기를 선보이는 어떤 사람의 표정과 비슷했다.
s는 순번이 되자 담백하게 움직였다. 담백함을 지키긴 어려웠다. 집게사이로 순대 대부분이 흘러내렸고, 한번 담은 양은 무언가 부족해보였다. 한번더 집자 접시가 넘쳤다. 바로 뒤의 동료가 한발자국 더 다가서며 밀착했다. 한번 더 뜰수 있었는데 하지 못했다. 접시를 양손 엄지와 검지로 쥐고 자리로 향했다. 자리로 가는 동안 식사하러 내려온 다른 동료들이 s의 접시안을 들여다봤다. 접시를 넘친 순대가 덜렁거렸다. 깨소금 몇점이 바닥에 흩어졌다.
s의 메뉴는 파채돈가스였다. 돼지고기 등심이 약간 붉은기를 띄고 얇은 튀김옷을 입은채 13조각으로 잘렸다. 파채가 염색한 머리카락처럼 늘어져 그위를 덮고 있었는데 소스에서는 유자향이 났다. 그 옆의 샐러드 위에는 드레싱이 물결처럼 4단으로 휘저어저 있었는데 s는 철젓가락으로 샐러드를 통째로 들어올려 안묻은 면이 위로 오도록 뒤집었다. 밥은 백미 두숟갈 정도가 주먹밥처럼 담겼고 그위에 김가루와 깨가 조금 묻어있었다. 오래전에 모양을 만들어둔듯 밥알이 굳고 깔깔하게 부서졌다.
밥이 부족했으나 공용 현미밥통까지 거리가 멀었다. 밥통옆에 30대 여자동료들이 집앤락 통에 국물 같은걸 집에서 싸들고와 12분 40초씩 렌지를 돌리고 있었다. s가 평소 닭가슴살 55초를 돌릴떄마다 경쟁자로 마주치는 여자들이었다. 12분 40초는 데움이 아니라 조리로 보였다. 오늘도 그녀들 뒤에는 30대 헬창 동료들이 1회용 딝가슴살 냉동팩을 들고 기다리고 있었다. 이마에도 근육이 생기는듯 미간이 팽팽했다.
찰 순대는 쫄깃했다. 떡볶이는 매운맛이 전혀 나지 않고 단맛만 가득했다. 양파는 너무 졸여져서 나풀거렸다. 오늘은 늘 먹던 한식이 아니라 분식을 택했다. 간밤에 잠이 충분했다. s는 여유있게 고개를 들어 주변을 둘러보며 한점 한점 입에 넣었다.
특식코너에 길게 세네줄이 서있었다. 메뉴는 솥밥에 쭈꾸미삼겹살이었다. 명절 매표소같았다. s는 돈가스 한점을 입에 넣었다. 고기에서 기름이 배어나오며 입안을 적셨다. 돌아오는 길에 펩제라 두캔을 샀다. 1+1에 2천원이었고, gs페이로 결제하자 140원이 추가 할인되어 1,860원만 출금되었다. 검은 잠바에 캔 두개를 밀어넣고 13층 사무실로 올라갔다.
텀블러에 남은 커피를 비우고, 세척솔에 세제를 묻혀 두바퀴 정도 돌렸다. 두어번 찬물로 행구고 얼음을 담았다. 펩제라 한캔을 따자 파악 소리가 났다. 얼음위로 맥주를 붓듯 거품이 안나게 졸졸 부었다. 거품이 지글지글 덤벼들었다. 텀블러안에 서늘함이 담겼다. 스벅 텀블러 한통에 딱 맞게 담겼다.
마침 사무실 불이 꺼졌다. s는 아침에 남은 에이스 씬 에스프레소를 한점 입에 집어넣었다. 콧구멍으로 커피향이 흘러들었다. 텀블러에 담은 펩제라 얼음물을 벌컥 들이켰다. 뒷통수에서부터 선연한 청량감이 몰려왔다. 끄윽 소리를 뱃속에서부터 뽑아냈다. 뒷자리 h가 잠시 움찔했다. 냄새도 없는데 허공에 손사래를 쳤다.
1시간 남짓 머리를 기대고 오침을 시도했다. 잠이 오지 않았다. 불꺼진 사무실 여기저기에서 타건하는 소리가 여기저기서 들려왔다. 버즈를 꼈다. 타건음이 초가 타들어가는 소리처럼 들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