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0227 화수 11시
땡그르르
편의점 문이 밀리며 열렸다.
늘있던 알바아가씨가 있는 자리를 살폈다.
콜라를 사러갈떄 보이던 알바가 안보였다.
잠시후 창고 안쪽에서 오른쪽 보조개가 쏙 들어가고 눈이 시원시원하게 생긴 아가씨가 탈출하듯 튀어나왔다.
"여기 통통한 아가씨 그만뒀나요?"
s는 물었다. "뚱뚱"이라는 단어를 쓰지 않으려 입술에 힘을 뺐다.
알바가 잠깐 멈칫하더니 "무슨 요일 알바인가요?" 라고 되물었다.
"아 항상 평일에는 있어서요. 아 저번에도 한번 안보이길래.
아 이런걸 선생님에게 묻는건 아닌걸 아는데. 아 제 동네 친구, 아니 말벗이어서요"
그녀는 눈을 치켜뜨고 s의 눈을 들여다보고 있었다.
"아~네" 하면서 입꼬리를 한쪽만 올렸다.
s는 몸을 홱돌려 키오스크에 당근 예약번호를 입력했다. 화면은 누를때마다 뽁짭뽁짭 소리를 냈다. 프라이버시 보호 필름이 붙은 핸드폰은 바닥에 눕히자 검어졌다. s는 핸드폰을 다시 들어올렸다. 한손으로 번호를 확인하며 한손으로 천천히 예약번호 8자리를 눌렀다. 예약내역이 떴다. 무게는 340그람이었다. 8년전 차던 카모 쉬크 헬스벨트가 다이소 대형 보라색 비닐봉투에 담겼다. 끝부분이 길어 봉투밖으로 삐져나왔다. s는 그냥 대충 밀어넣고 접착제가 묻은 부분을 힘주어 당겨 붙였다. 키오스크가 송장 2매를 토해냈다. 알바는 물건 결제가 아닌걸 알고 다시 창고에 들어갔다. s가 송장을 잡아당기자 그 소리를 듣고 다시 계산대로 왔다. s는 택배봉투를 계산대에 올리며 말했다.
"여기 이 편의점 힘들지 않아요? 진상 많을것 같은데"
그녀는 힘들지 않다고 했다. 그녀가 바코딩을 끝낸 택배를 바닥에 옮겨놓으려 할때 s가 핸드폰을 들이밀었다. 그녀가 손을 피했다. 택배송장을 촬영하고 당근 채팅방에 던졌다. 고개를 90도로 인사하는 이모티콘을 누른후 사진을 전송했다.
거래가 끝났다. 나갈 차례였다.
s는 냉장고를 열었다. 냉장고는 퉁 소리를 냈다. 제로콜라 1+1 2400원이 보였다. 두병을 뽑아들었다. 오전에 펩제라 두캔을 마셨다. 계산대 앞에서서 gs페이로 결제하겠다는 말을 하고 섰다. 앱을 구동하고 광고팝업 위쪽 엑스를 손톱으로 눌러 지웠다. 결제비밀번호 6자리를 눌렀다. 뒤에 줄선 아줌마 둘이 s의 허리춤쪽으로 한발자국을 더 다가섰다. 바코드가 생성되며 알바 화면에 2,360원이 찍혔다.
"혹시 무슨 요일에 나오세요?"
"전 화 수 4시부터 11시까지요"
그녀는 고개를 치켜들며 숫자부분을 또박또박 말했다. 암기가 팍 되었다.
"화수에 와야겠네요"
s는 그녀의 눈을 봤다. 그녀는 오른쪽 보조개를 일으키며 에헤헤 하고 웃었다. s는 비틀하며 편의점 문을 나섰다. 문밖에 고물 흰색 티티카카가 세워져 있었다. 콜라 두병을 티티카카 안장에 붙은 테무산 가방에 쑤셔넣었다. 병머리 부분이 저항하듯 삐져나왔다. 힘을 주어 잨크를 되는곳까지 채웠다. 티티카카에 올라탔다. 한발 내딛자 바퀴가 주르르 굴렀다. 약이 다된듯한 전조등은 희뿌연 빛을 바닥에 쏘아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