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소투과

by 이선율



출근버스에 자리가 없었다.
s는 몸을 옆으로 비키며 안쪽으로 들어갔다.
약간 담배냄새가 나는 아저씨 옆을 지나 젊은 여자 옆에 섰다.

목스트레칭을 하며 얼굴을 서너번 훔쳐봤다.
버스는 그럴떄마다 부앵 하며 기어레버를 높혔다.
s 등뒤의 아저씨가 하차 준비를 했다.

s가 그 자리에 앉으려 가방을 푸는 순간, 그 여자가 갑자기 밀려나듯 일어나며 그 아저씨 자리에 앉았다. s는 그 여자 자리에 앉았다.

그 여자 옆자리에는 20대 남자가 앉아 있었는데 갑자기 그 남자의 어깨에 머리를 기댔다.
남자가 오른 옆구리를 내주자 머릿통이 겨드랑이에 박혔다.

여자는 머리를 뒤로 동여메고 검은 가죽점퍼에 회색후드티를 레이어드해 입었다.
눈이 귀쪽으로 갈수록 베인듯 했디.
입술은 물린듯 빨갰다.
코는 작은 조각칼로 조금씩 다듬은 모양이었다. 아래는 와이드핏 진청에 회색 뉴발을 신었다. 와이드핏 밑단을 자른것인지 실타래가 바닥을 쓸고 다녔다.

남자는 가르마 없는 통짜 파미머리에 동그란 안경을 꼈다. 얼굴이희고 평평했다. 작은 눈 정중앙에 눈동자가 딱 위치했다. 검은 코트에 검은 폴라티를 입었다. 뱃살이 두둑히 잡혀보였다.

남자는 갑자기 일어서며 여자를 안쪽 자리에 누였다.
보모가 아기를 들어올리는 모양이었다. 팔다리가 축늘어진 여자는 그대로 남자의 힘에 옆자리로 옮겨졌다. 그와중에도 핸드폰은 손에서 놓지 않았다. 남자가 먼저 올림픽공원역에 내렸다.

버스가 출발하자 그는 고개를 돌려 여자에게 웃음을 지어보였다. 눈꼬리와 입꼬리 한쪽이 살짝 동시에 놀라갔다. 미소는 s를 투과해 그여자에게 전달되었다. s는 여자의 표정을 확인하지는 않았다. 여자는 s와 같은 역에 내렸다. 내릴때보니 왼쪽 어깨가방끈에 검은 곰인형이 은색 상의를 입고 매달려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