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0316 동공
14시, 5층 회의실에 임원 5명이 모였다.
s가 한 달간 지원한 k사업 최종 발표 리허설 날이었다.
제일 먼저 도착한 k상무가 엉거주춤 서 있는 pm을 향해 말했다.
"근데 그거 예시 말이야. 그 거액 익스포저 그거 뜻은 알아요?"
pm이 우물쭈물했다.
"뜻도 모르는 걸 유스케이스로 넣었단 말이야? 여기 이 방에서 저거 설명할 수 있는 사람 있어?"
k상무의 어깨가 좍 펴졌다.
화면에는 거액 익스포저 프로세스가 한글로 쓰여 있었고, 그 아래 복잡한 그래프가 그려져 있었다.
"그냥 비즈니스적인 건 살짝만 다루고 바로 db 얘기로 넘길려고요."
pm이 답했다.
"아니 의미도 안 보이는 걸 그렇게 한단 말이야?"
발표가 시작되기도 전에 k상무는 끈덕졌다.
그사이 네 명의 임원이 각자 자리를 잡았다.
p그룹장이 말했다.
"우선 발표를 끝까지 들어보시고요."
pm이 웃으며 말했다.
"시작도 안 했는데 너덜너덜해졌네요."
14시 10분이 지나고 있었다.
뒤쪽 구석에 앉아 있던 s의 입이 의지와 상관없이 열렸다.
"그건 제가 이따 설명할게요."
pm 옆에 바짝 붙어 서 있던 k상무가 뒤로 돌아섰다.
"설명해봐."
"거액 익스포저는 금융사가 한 차주에 대해 25퍼센트 이상의 위험을 부담하지 못하게 해서—"
"정의는 됐고."
그가 팔짱을 꼈다.
고개를 뒤로 젖혔다. 눈동자가 둥글게 변하며 s의 동공으로 직선처럼 꽂혔다.
s의 목구멍에 연기 같은 것이 차올랐다.
입이 자연스럽게 닫혔다.
한 시간 뒤.
k상무는 발표자료의 퀄리티에 대해 다시 여러 비판을 쏟아냈다.
s는 적지 않고 클로바 노트를 갈무리했다. 변환되는 문장들을 그대로 내려보냈다.
그 순간 k상무가 s의 얼굴을 한번 훑어봤다.
s는 계속 클로바 노트 변환 화면만 바라봤다.
그리고 pm에게 메시지를 보냈다.
"오늘처럼만 하시면 돼요.
아니 내일 발표 때 오늘 하신 것의 70프로만 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