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0305 배보다 가슴
점심으론 허니갈릭 돈가스를 먹었다. 국물이 당겼다. 거울 속 벗은 몸이 둔해 보였다. 아랫가슴은 아줌마처럼 늘어졌다. 더운데 회색 마이를 걸쳤다. 맞은편에서 불어오는 바람이 자꾸 마이를 걷어젖혔다. 배보다 가슴이 더 출렁였다. 마이 끝자락을 손으로 자꾸 안으로 모았다. 아랫단추를 잠시 잠갔다 풀었다.
돈가스는 뻑뻑했다. 소스는 누군가 계란국을 토해놓은 모양이었다. 유자와 마늘 사이 애매한 향이 났다. 고추냉이 한 티스푼을 접시에 묻혔다. 냉이는 스푼에서 잘 떨어지지 않고 코딱지만큼만 묻었다. 뒤에 줄 선 직원이 더 바짝 다가섰다. 스푼을 그냥 내려놓고 자리로 갔다.
추가 반찬으로 샐러드가 나왔다. 맞은편에는 타코가 놓였다. 타코가 담긴 알루미늄 통 주위로 일곱 명의 직원이 수족관을 들여다보듯 서 있었다. 철집게로 손바닥만 한 접시에 타코를 쌓았다. 타코는 손바닥 밖으로 흘러넘쳤다. 몇몇은 손바닥에 닿은 타코를 받쳐들고 자기 자리로 갔다. 달큰한 냄새가 지나간 자리에 남았다.
s는 해바라기씨와 잣을 한 스푼 접시에 던지고 그 위에 샐러드를 세 번 집어 깔았다. 자리로 돌아와 돈가스 위로 들이부었다. 견과류와 오리엔탈소스, 돈가스가 비빔밥처럼 섞였다.
그사이 주먹만 한 흰밥이 놓여 있었다. 흰밥 머리 위에 까만 가루와 깨가 박혀 있었다. 젓가락으로 들어올려 빈 샐러드 접시에 패대기쳤다. 흰밥은 형체를 유지한 채 검은 접시 위에 누웠다. 깨가 묻은 부분이 아래로 갔다. s는 공용 현미밥통을 열고 눈대중으로 조금 떴다. 자리로 돌아와 흰밥이 넘어진 접시 옆에 현미 덩어리를 내려놓았다. 어른 주먹과 여자아이 주먹 정도의 차이가 났다. 샐러드가 다 비워질 때쯤 흰밥도 반쯤 사라져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