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0404
주말 진료를 마쳤다.
해가 뜨거웠다. 피로가 몰려왔다. 다시 한 시간을 가야 했다. 목동역으로 걸었다.
따릉이 대여소가 하나 늘어 있었다. 날이 좋았는데도 남아 있는 자전거가 많았다. 카카오페이로 2천 원을 충전했다. 카메라로 자전거 궁둥이를 스캔하자 80년대 오락기 같은 소리가 났다. 착, 하고 잠겨 있던 기어가 풀렸다. 안장을 끝까지 올렸다. 두 발을 올리자 자전거가 매끈하게 나갔다. 손잡이는 젖꼭지 높이에 왔다. 허리를 세웠다. 걷는 속도와 비슷하게 나아갔다.
7단지 안으로 들어섰다. 벚꽃과 목련이 흐드러지게 펴 있었다. 허리 아픈 노인들이 휠체어에 앉아 꽃을 보고 있었다. 7단지를 벗어나 파리공원으로 향했다. 벚꽃이 흩날렸고 여자아이들이 꺄르륵 소리를 질렀다. 치마 짧은 여학생들이 볼에 엄지와 검지를 붙여 브이를 했다. 맞은편 친구가 그걸 찍었다.
골든 리트리버와 치와와, 진돗개가 주인의 손에 이끌려 지나갔다. 개들은 똑바로 걷지 않고 팔자로 사방을 휘저었다. 눈알이 앞으로 쏟아질 듯했고 줄에 메인 상체가 자꾸 들렸다. 주인들은 개줄을 이리저리 낚아채며 방향을 고쳤다.
6단지를 지났다. s가 졸업한 k국민학교 정문은 잠겨 있었다. 안을 들여다봤다. 맞은편 624동 1906호가 보였다. 창 쪽으로 볕이 들던 집이었다. 30대 어머니는 흰 블라우스를 입고 있었다. 붉고 노란 잎사귀 무늬가 번져 있었다.
“영식이 집에 있나요.” 문을 열어 주던 영식이 엄마의 얼굴이 떠올랐다.
컴컴한 1층 복도와 누런 건물은 그대로였다. 단지 내 상가 동키치킨 자리에는 세탁소가 들어와 있었다.
다시 목동역으로 돌아왔다. 한 바퀴를 돌고 나니 피로가 더 짙어져 있었다.
잠실로 돌아오는 지하철 안에서 s는 꾸벅꾸벅 졸았다. 옆자리 여자가 몸을 한 번 밀쳐냈다.
s는 고개를 숙여 좌석의 금을 봤다.
여자의 엉덩이가 조금 넘어와 있었다. s는 팔짱을 꼈다. 뒷머리를 창에 기댔다. 능형근이 잠깐 쉬었다.
한참을 갔는데 아직도 행당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