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향

260405

by 이선율


한국체육대학교 맞은편 노란색 카페에서 2천 원짜리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주문했다.


키오스크는 전화박스처럼 지붕을 가지고 있었다. 그 안으로 들어가 버튼을 차례로 눌렀다. 버튼을 누르다 왼손으로 지붕 옆면을 쳤다. 손이 아팠다. 굳이 지붕이 없어도 됐다.


키오스크 옆에는 인조 나무탁자와 의자 두 개가 야외에 놓여 있었다. 카페의 녹색 처마 아래에 놓여 있었다. 햇살이 와라락 쏟아졌다. 녹색 천으로 된 처마지붕이 바람에 흔들릴 때마다 햇빛이 자리에 선연히 들어왔다. s는 의자에 앉았다. 햇빛이 얼굴을 강하게 때렸다. 인상이 찌푸려졌다. 하지만 멍함과 무기력이 가셨다.


태양과 커피, 가죽노트, k380s와 핸드폰. 이 물건들이 s를 회복시켰다. 기분이 많이 풀렸다.
주인 아줌마는 굳이 빨대를 뜯어주겠다고 했다. 서너 번을 당겼는데 비닐이 뜯어지지 않았다. 50대 아줌마는 선이 굵고 고왔다. 목에만 나이가 보였다. s는 아니 사장님이 왜 이렇게 못해요? 라고 웃으며 말했다. 사장님은 갑자기 목소리를 높이며 아니 뜯어주고 싶었는데, 손에 물이 묻어서!! 하며 장난스레 말했다. 그냥 뜯는 방법을 모르는 것 같았다.


어쨌든 간밤 야간뇨로 지친 몸이 조금 풀리는 기분이 들었다. 아침에는 몸이 무거웠고 머리가 멍했다. 자전거를 타고 나설 때 오전 바람은 차가웠다. 오후 2시가 넘어가자 해가 화창하게 떠올랐다. 기분이 풀렸다.


이번 달 22일 이사 갈 아파트는 남향이고 해가 잘 든다고 했다. s는 베란다에 책상을 놓고 홈카페를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