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0405
260405 올림픽공원 호숫가
산수유의 노란빛이 올림픽공원을 덮었다. 이름 모를 초록 나무는 햇빛을 받아 노랗게 번져 보였다.
맞은편 할아버지는 연한 갈색 중절모에 차콜색 재킷, 고동색 바지에 검은 십자무늬가 박힌 바지를 입었다.
다리를 꼰 채 지나가는 사람들을 봤다. 회색 양말은 발목까지 말려 올라가 있었다.
찹쌀떡처럼 하얀 여자들이 흰색이나 갈색 강아지를 안고 지나갔다. s는 강아지를 보는 척하며 여자들을 훔쳐봤다. 그떄 발목까지 흰 양말을 올려 신은 커플이 발을 맞춰 뛰어갔다. 발목은 가늘고 형광색 운동화는 컸다.
지나가는 개들의 똥구멍은 말끔했다. 끊임없이 바닥을 킁킁댔다. 전신주나 바닥 냄새를 원없이 맡았고, 주인들은 먼 산을 보며 그걸 기다렸다. 혼자 흥에 겨운 남편을 맞춰 주는 중년 아내의 표정 같았다.
중학생들은 서너 명씩 무리를 지어 제 몸보다 더 큰 자전거를 몰고 지나갔다. 안장은 높고 손잡이는 낮았다. 허리는 활처럼 굽었고, 몸은 쏘아진 모양으로 앞으로 나아갔다.
70대 노부부가 옆 벤치에 앉았다. 할머니가 철쭉을 보며 물었다.
“철쭉꽃은 다 졌어?”
할아버지가 짧게 답했다.
“응.”
“꽃은 없어? 이파리만 있어? 우째스카잉.”
할머니가 다시 물었지만, 할아버지는 대답 대신 혼자 중얼거렸다. 둘은 계속 마주 보고 있었다.
각자 소리를 허공에 던지고 있었다.
아까 중절모를 쓴 할아버지 옆에 다른 할아버지가 앉았다.
“90살 넘어야지. 90살 안 넘으면 애들이야.”
눈을 찌푸리자 얼굴이 혀를 차는 모양으로 구겨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