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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세홍 Mar 18. 2019

먼 훗날 우리, 2018

남겨진 마음




주동우, 정백연 주연의 영화.
주동우를 처음 본 건 ‘안녕, 나의 소울메이트’라는 영화에서였다. 칠월이라는 참 매력있는 캐릭터를 연기하는 모습을 보며 성인 연기를 하기엔 참 앳되보인다 생각했었는데, 실제 나이보다도 훨씬 어려보이는 모습을 가지고 있다.
그렇지만 연기에 이질감이 없어 보는 내내 그녀는 시선을 빼앗는다.
먼 훗날 우리는, 제목에서도 짐작되지만 남겨진 감정을 이야기 한다.
영화는 내내 먹먹하다. 먹먹하게 마음을 조여온다. 어쩔 수 없는 상황을 그저 먹먹한 마음으로 지켜봐야한다. 속도를 맞추지 못해 떠도는 마음이라는건 처량할수 밖에 없는데, 이 이야기를 쓴 작가는 참 지독하게 앓았구나 싶을정도로 구구절절 모든것이 애뜻하다. 그래서 나도 좀 앓았다.
서로를 위한 최선을 선택했다지만, 결국 서로에 대한 마음은 한 구석도 존중받지 못했다.
떠나간 사람의 마음이야 속을 털지 않으면 모르지만,  끝이 난 후에도 서로를 애뜻하게 생각해줄 수 있는 사람을 만났다는건 그걸로도 참 값진 사랑을 했구나 라고 말할수도 있겠지만,
글쎄.
영화에서 두 사람이 함께 할 수 없는 시간은 흑백으로 진행이 된다. 함께 할 수 없다는 것은 서로를 볼 수 없다는 것이 아니라 서로의 삶을 지속적으로 공유할 수 없음을 말한다.
결국 ‘우리’가 아닌 시간은 계속해서 무채색일수밖에 없다는것이다.
엔딩크레딧이 올라가는 중에도 남겨진 마음들을 보여주는데, 사실 영화보다 더 마음이 아팠던것 같다. 남겨진 사람의 마음 모음집 같았달까.
미안하다는 말을 전하지 못한 시간 만큼의 장황한 자기 변명이었을까. 그래도 사랑했던 상대의 마음에 오래도록 예의를 표할 수 있다는것은 참으로 부러운 마음이다.
이유여하를 막론하고 원래 없었던것으로 되돌리기 위해 발버둥치는 마음이 더 많은 세상이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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