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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세홍 Jun 15. 2019

입안을 맴도는 씁쓸한 맛

돈으로 사는 무례


소속은 안정감을 주지만, 동시에 불편하다.
그 불편함이라는 것은 너무나 자연스럽게 행해지기에 더욱 불쾌하다.

실업률 최저 기록이 매일 하락의 수치를 갱신하고 있다.
나는 스무 살 초반 첫 직장을 겪으며 받았던 충격을 잊을 수 없다. 초년생이니 일이 미숙한 건 당연하지만, 그곳에서 일어나는 너무나도 불합리하지만, 너무나도 당연하게 일어나는 일들. 그리고 그것에 반항하는 것이 철없는 행동처럼 여겨지는 분위기와 어느새 어쩔 수 없이 익히고 있는 현실.
나는 첫 직장에서부터 회의감이 들었다.
지금 최저 실업률의 원인은 물론 경제적인 상황도 있겠지만, 구직 단념자 중에는 불합리한 근무 환경에 반기를 들고 있는 사람도 많지 않을까 생각한다.
고용인의 시간을 자신의 소유로 생각하며, 아무런 신뢰를 주지 않으며 무조건적인 희생을 강요한다. 그저 급여를 지급한다는 이유로 말이다. 그마저도 지급하기로 약속한 날짜에 받지 못하면 전전긍긍하는 건 오히려 고용인이 돼야 하는 이 체계도 너무 이상하다.
흔히들 높은 업무의 강도에 불평을 하면서도 “그래도 돈은 주니까.”라는 말로 참고 넘어가야 하는 현실도 이해는 되지만 안타까운 건 어쩔 수 없다.
그런 의식이 결국 돈을 주는 사람이기에 할 수 있는 무례를 용인하게끔 하는 것 같아서 말이다.
개인주의와 이기주의를 혼동하는 것처럼 많은 일들이 물질 만능 주의를 중심으로 옳고 그름이 정해지는 현실이 안타깝다.
지금도 근무 환경 개선을 위해 힘쓰고 있는 많은 사람들이 있는 걸 알지만, 실업률 수치에만 연연하지 말고 먼저 양질의 일자리. 급여뿐 아니라, 일하고 싶은 일자리를 만드는데 주력해주었으면 한다.
어차피 숨 쉬고 있는 한 끊임없이 일을 하고(사업이든 직장이든) 그 활동으로 자금을 만들어내야 하는데, 고용인과 고용주 서로의 신뢰와 이해관계가 있는 상태가 서로에게 더 효율적이지 않겠나 싶은 마음에 오늘도 나는 입안에 맴도는 씁쓸한 소리를 삼키지도 못하고 뱉지도 못한 채 머금고 있다.


#입안에_맴도는_씁쓸한_맛
#돈으로_사는_무례 #고용인과_고용주
#신뢰관계 #이해관계
#양질의_일자리는_어떻게_만들어지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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