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에서 죽음으로 가는 길목
발인
오늘은 입관 날,
아침에
아버지의 모습을
또 바라보았다.
참관식장이
순간 울음바다가 되었다.
아내마저 울음을 터뜨렸다.
내 인생 41년,
언제 이 생을 떠날 지 모른다.
생은 순서가 있는데
사는 순서없는 이별이나,
장례는 또 다른 생의 길이다.
아버지의 발인식이
서서히 다가오는데
조문객들은 하늘의 뜬 구름처럼
잠시 왔다가 떠난다.
죽음은 막을 수 없다.
누구라도 맞이해야 하는
인생의 여정이기에,
내가 설사 200년을 살아도
죽음은 필연적이다.
성서의 인물 중에서
에녹은
이 생에서 사는 동안에
하느님의 기쁨을 위해 살다가
죽음이 없이
하느님이 하늘로 데려갔다.
나와 아내가 그렇게 되도록
하느님께 소박한 기도를 드릴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