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첫사랑이 있었을 것이다
첫사랑의 추억
아주 어린 순진하던 때,
세상의 죄악에 오염되지 않아
서로가 사랑하기만 하면
남녀 간의 최장기 연애와
결혼에 대한 기대를 충분히 가질 수 있었다.
그 때의 사랑은
사춘기의 시작을 알린다.
나무로 비유하자면
녹색빛이 영글어지는 때이다.
가장 순수하고 깨끗한 사랑이다.
내가 초등학교 6학년 때,
나를 짝사랑하던 여자친구가 있었다.
그 여자친구가 너무 그리울 때는
아내가 마음이 심히 아파서
나에게 고향으로 돌아가겠다는 말을 할 때이다.
아내에게도
짝사랑하던 남자친구가 있었다.
나를 만나 결혼하기 2년 전에,
어쩔 수 없는 삶의 운명으로
슬프게 헤어졌다고 내게 말했다.
지금 아이들은
첫사랑에 대해 더 잘 알고 있어
핸드폰과 인터넷으로 잘 지킬 수 있을턴데,
현대 물질문명의 거센 파도가 불어닥치는데
아름답고 진정한 첫사랑을 할 수 있을까?
나와 아내가 어릴 적엔
인터넷과 핸드폰이란 통신수단이 없어서
남녀 간의 첫사랑의 실패는
서로의 마음 속에 큰 충격으로 다가왔다.
성공할려면 기약을 하고 기다려야 했다.
내가 21살 때 어느 날,
아이러브스쿨이라는 인터넷 동창회 홈페이지에서
초등학교 6학년 때의 여자친구를 찾았었다.
그런데
그녀는 가슴아픈 결혼을 했다고 한다.
그 때 나는 국가의 부름을 받아
공익근무요원으로 병역의무를 이행했었다.
서로가 그 때 전화번호를 주고 받았는데,
그녀의 가정이 나 때문에 깨질 것 같아
그녀가 준 전화번호를 핸드폰에서 지웠다.
참으로 안타까운 사랑이다.
첫사랑의 추억은
부부가 된 사람들이 노년기가 되면
중증질환처럼 점점 심해진다.
결국은 인생의 추풍낙엽이 되어간다.
어린시절의 사랑,
그 때 누구나 그리워하는 사랑.
가을하늘을 날아다니는 기러기처럼
인생의 황혼이 드리워진 중년의 삶에
정처없이 떠도는 삶의 흔적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