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아니면 나오지 못할 작품

언택트 시대 예술 디알로그 No.8

by 엘로디 옹그

공간을 눌러 밟는 사람들이 있다.


별생각 없이 바쁘게 느리게 정도만 조절하며 걸어 다니는 나와 다르게 한 발자국 혹은 한 번의 손짓이 나비효과를 일으키듯 바라보는 이들에게 전율을 전파하는 사람들. 길 위의 퍼포머이다.


문래동은 서울에서 본격적으로 일을 시작한 곳으로써 인연이 남다른데 무엇보다 거리 예술가들을 가장 집중적으로 많이 만난 곳이다. -앞으로도 그때처럼 다양한 거리 예술가들을 만날 기회는 없을 것 같다- 거리예술에 대해서는 잘알못이었으나 마치 거리 전시를 하는 느낌으로 <문래. 7색. 몸짓>을 문래예술공장 개관에 앞서 파일럿 프로그램으로서 문래 철공소 거리에서 기획해야 하는 입장이었고, 당시 문래동에 작업실을 둔 공연예술가들의 애정과 내공으로 만든 프로젝트였다. 그 인연이 지금까지도 이어져 다시 또 만남을 잇는다. 미술전시 체계와는 달리 한번 동료는 영원한 동료라는 소속감을 느끼게 하는 거리의 혁명가들이다. 사실 동료라는 표현보다 '식구'라는 말이 맞겠다.


이번 인터뷰는 행위예술가 문유미와의 내용이다. 우리는 문래동에서 만났고 광주에서 재회를 했고 다시 난 서울로 복귀했지만 광주를 향해 질문을 던졌고 답변이 왔다. 행위예술 잘알못 내가 그녀의 움직임을 간간이 보게되면서 그녀가 어디를 향하고 있는지 좀 더 관찰하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

자웅동체, 가면(변신), 불, 생명(이동). 하늘과 땅 사이의 매개로서 샤먼, 혹은 그녀 문유미.

우리는 그간 바삐 보아왔던 예술 작품을 다시 들여다볼 수 있는 시간을 갖고 있다. 왜 그 예술가가 그것을 만들었는지 미학적 입장에 대해서 들여다보고 예술가가 매일 하는 습관적 태도들에 관심을 기울여 볼 수 있는 기회의 시간이다. 예술이 앞장서는 이 시간을 만끽하시길.


행위예술가 문유미 홈페이지 : https://www.yumimoonart.com/



질문 1 > 어떤 일을 하고 계시고, 포스트코로나 시대 이후 어떻게 예술을 보여주고 계신가요?


답변 1 >

행위예술가입니다. 참가하기로 했던 공연 및 전시가 거의 취소된 이래 한국뿐만이 아닌 세계 각국의 행위예술가들은 더욱 긴밀하게 연락을 취하며 온라인으로 전시 방향을 전환했고 소수의 관객만을 예약제로 모집하여 1인 관람형태를 개발하거나 공연자가 쇼윈도 안에서 유리창을 막으로 삼아 퍼포먼스를 하는 등 예술 활동을 유지하기 위한 자구책을 마련하고 있습니다.

질문 2 > 현재 하고 계신 일로 제일 힘들거나 곤란한 점은 무엇인가요?


답변 2 >

아무래도 관객이 집단적으로 모이는 축제나 공연장, 갤러리에서 퍼포먼스를 해왔기 때문에 이러한 예술 활동 자체가 사회에서 우선적으로 취소되는 상황이 예술 활동을 지속하기에 힘든 부분이었습니다.

질문 3 > 언택트 시대가 되어 예술 측면에서 나아진 점이나 가능성이 있는 부분이 무엇일까요?


답변 3 >

예술가의 좁은 자아를 벗어나 전 지구적인 관점, 인류애적인 관점에서 세계를 넓게 바라볼 수 있는 계기가 된 점입니다. 일상이 더 이상 일상이 아니고 서로 만날 수 없는 환경의 제약이 오히려 온라인을 통해 소통을 하려는 욕망이 더 강해지는 듯합니다. 온라인을 통해 미팅 및 예술 관람을 해보니 거리와 시간의 제약이 없이 훨씬 더 많은 양의 정보를 받아들일 수 있는 점이 굉장한 이점이었습니다. 그동안 공연예술 및 전시가 주로 특정한 장소에서 관객을 맞이하는 것이었다면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는 온라인 진행을 통해 대중이 예술을 접하는 기회가 훨씬 더 많아질 것 같습니다.

질문 4 > 코로나 이전부터 우리는 예술 측면에서 무엇을 놓치고 있을까요?


답변 4 >

대중예술에 비해 순수예술이 일반 대중에게는 여전히 낯설고 다가가기 어려운 것 같습니다. 세상의 많은 것이 주로 영상을 통해 전달되고 있는 상황에서 순수예술은 소통을 위해 과연 그러한 노력을 얼마나 해왔나 하는 질문을 던지게 됩니다. 코로나의 상황이 되니 영상을 통한 소통능력의 유무가 더욱 개인이나 단체의 경쟁력을 가늠하게 되는 기준이 되었습니다.

또한 예술이 내는 목소리가 사회에 과연 얼마나 영향을 끼쳤는지 생각해보면 아쉬운 생각이 듭니다. 예술가의 명성이나 작품 가격이 대중이 예술을 바라보는 시선인 것 같습니다.


질문 5 > 아쉽게도 실현하지 못한 프로젝트가 있으신가요?


답변 5 >

종종 해외에서 레지던스에 참가하여 작품 활동을 해왔습니다. 새로운 환경에서 얻게 되는 영감과 작업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향후 2-3년간은 못 한다고 생각하니 아쉽습니다.


질문 6 > 지금의 위치에 있기까지 영향을 받은 예술가나 인물이 있나요?


답변 6 >

요셉 보이스.

서양인이지만 샤먼의 눈으로 존재의 영적인 것을 느꼈고 사회의 여러 문제에 관심을 가지고 구체적인 해결 방안을 제시하며 이후에는 정치적인 활동까지 가담했던 큰 어른 같은 분입니다.

질문 7 > 예술가의 사명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답변 7 >

내가 아니면 나오지 못할 작품을 만드는 것. 후대에 길이길이 남을 작품을 만드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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