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개월 아기와 떠난 크로아티아 여행> 준비 편
집콕 생활의 나날입니다. 육아휴직 때 적금 깨고 과감하게 떠난 여행을 떠올립니다. 날도 무덥고 발칸반도 바다로 떠나고 싶어서 머릿속 여행을 떠납니다. 걸었던 곳을 다시 걸어보고 앉아 있던 곳에 다시 앉아보려고요.
증상처럼 여행 가고 싶은 이 마음에 머릿속 기억력이 '줍줍' 위로를 해줍니다. 시간이 많으면 돈이 없고 돈이 생기면 시간이 없다고 하죠. 시간과 약간의 돈이 있지만 여행을 가로막는 코로나의 장벽은 참 길고도 높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간이 있고 건강한 체력이 허락하니 또 다른 여행을 떠나보렵니다.
<20개월 아기와 떠난 크로아티아>로 가제를 정하고 여행 준비를 시작합니다. 현시점으로는 <5살 아기와 다시 떠올리는 크로아티아>입니다.
목차는 이렇게 짜 봤습니다.
(들어가며) 기약 없는 크로아티아 여행
영화 세트장 같은 두브로브니크 구도심 - 중세 회벽 빨간 지붕
유럽인들의 휴양지 두브로브니크 - 벨뷰 해변
크로아티아 푸드 - 지역 요리법으로 구운 고기
달마티안 라이프 “프차야!” 스플리트
여행을 부추기는 스플리트 항구 - 발칸 중심지
고대 로마 황제가 사랑한 스플리트 햇살
내가 사랑한 스플리트 시장
요정들이 산다는 플리트비체
아기띠 매고 아홉 시간 등산한 플리트비체
플리트비체에서의 암흑과 같은 밤
여기도 요정이 산다고? 라스토케?!
크로아티아 고속도로 휴게소 - 여행의 묘미
길거리 낮 맥주 풍경의 자그레브
신선한 치즈를 맛볼 수 있는 자그레브 시장
20개월 아기와 다시 못 갈 크로아티아
사실 루프트한자 비행기를 타고 독일 뮌헨에서 체코 프라하로 들어가서 가을의 정점에서 찬바람을 맞으며 우리의 육아 여행은 시작되었습니다. 프라하에서 며칠이 지나고 긴 비행으로 컨디션이 안 좋아진 아기가 감기에 걸리는 바람에 으슥하고 어두룩한 프라하에서 따뜻한 해를 쫓아 크로아티아로 이동하며 여행에도 햇살이 비추어졌지요. 지금은 24시간 소아과 병원을 알아보던 체코 프라하의 조마조마한 밤 보다 크로아티아의 숱한 낮 모양새들이 눈에 아른아른거립니다. 크로아티아의 남쪽 두브로브니크부터 수도인 자그레브까지 이어지는 여행을 집콕분들 저희 가족과 함께 떠나보시죠. 20개월 아기 걸음마 속도로 가끔은 느리고 계획하지 않고 풍경 쫓아 되는대로 펼쳐지는 여행이 지금과 어울립니다. 기억력에 의존하여 여행 회고 글을 남기고 여행 사진 파일을 오랜만에 열어 이곳으로 열심히 실어다 나르겠습니다.
사진을 찾는 과정만으로도 여행할때의 설레임이 다시금 밀려오는 군요. 아기와 비행기를 탈때 공갈 젖꼭지 "쪽쪽이"와 귀마개 안대는 필수더라고요. 귀마개보다 유아용 헤드셋이 안정적이기는 합니다. 귀마개는 애기 귀가 조그만해서 퐁~ 빠지기도 하더라고요. 장시간 아기와 비행기 포함 대중교통을 이용하실때는 각종 놀잇감을 준비하시는 것이 시간을 잘 보낼 수 있는 방법이죠. 비행기에서 아기가 이유모를(아마도 짐작하건대, 공기압이 낯설어서 운다든지 통증이 온다든지 자세가 불편할때 밀려오는 짜증 등) 울음은 정말 걷잡을 수 없이 정신을 쏙 빼놓습니다. 유럽까지 가기도 전에 중간에 하차할 수도 없고 정말 난감한 여행이지요. 조용한 비행을 원하는 주변 탑승객에게도 단단히 민폐를 끼치고요. 주의사항이라고 말하지만 여행을 강행하는 육아맘의 각오사항이지요. 장시간 여행 동안 루프트한자 승무원은 장난감 공도 줬다가 색연필과 색칠공부 셋트도 줬다가 한참 큰 어린이용 모자도 줬었답니다. 신랑과 번갈아 잠들며 다함께 아기의 안정을 염원했던 공동육아의 그때 그 비행 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