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펜하겐 스포츠 매장에서 만난 책 "공방의 계절"

by 사리엘

여행용 배낭이 필요해 코펜하겐 시내의 한 스포츠 매장에 갔다. 필요한 물건을 고르고 계산을 하는데, 그날따라 계산대에 있던 두 직원이 유난히 친절하고 말이 많았다. 우리 부부에게 어디에서 왔냐고 묻기에 한국인이라고 하자, 남자 직원이 “한국에는 훌륭한 작가들이 참 많은 것 같다”며 최근에 읽은 책 이야기를 꺼냈다.


나는 당연히 이제 세계적으로 잘 알려진 한강 작가의 책을 말할 줄 알았는데, 그가 언급한 제목은 생소했다. 영어로 My Year with Pottery였던 것 같다고 했고, 작가 이름은 기억나지 않는다고 했다. 그러면서 꼭 검색해서 읽어보라고 권했다.


그 직원은 덴마크에 사는 오스트리아 사람이었다. 이제는 유럽 사람에게서 한국 책을 소개받는 시대가 되었구나 싶어 괜히 뿌듯했다. 하지만 그보다 더 인상 깊었던 건, 올해 들어 세라믹을 배워보고 싶다는 생각이 자주 들던 내게 스포츠 매장 직원이 ‘도자기’를 주제로 한 한국 책을 추천해줬다는 사실이었다. 우연이라기엔 묘하게 맞물려 있는 순간 같았다.


집에 돌아와 영어로 책 제목을 검색해 보니, The Healing Season of Pottery라는 결과가 떴다. 매장 직원이 제목을 잘못 기억하고 있었던 것이다. 작가명은 Yeon Somin. 다시 한국어로 검색해 보니 연소민 작가의 『공방의 계절』이었다. 올해 출간된 따끈한 신간이었다.


책 소개를 읽는 순간, 지금의 나와 닿아 있는 이야기라는 느낌이 강하게 왔다. 읽어야겠다는 확신이 일었다. 전자책 주문을 하고 그날의 대화를 떠올렸다. 여행을 준비하던 하루의 끝에서, 이렇게 뜻밖의 책을 만나게 될 줄은 몰랐다. 읽고 싶은 책을 발견하는 것은 참 감사하고 특별한 일임을 깨달았다.


책의 첫 페이지를 펼쳤을 때 ‘바로 이거야’ 하는 느낌이 들었다. 읽는 내내 왠지 행복할 것 같다.






Photo by khloe arledge on 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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