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금한 게 있는데… 평생 사랑할 자신 있으세요?”. 곤란할 수도 있는 질문을, 나는 청첩장을 받으며 물어본다.
결혼하기 좋은 요즘인가 보다. 친한 친구부터, 현 직장 동료, 그리고 전 직장 동료까지 결혼을 한다. 덕분에 외로울 뻔했던 연말이 결혼식 일정으로 가득 차게 되었다.
그들은 모두 결혼식 준비가 힘들다고 말한다. 이런저런 고충을 털어놓으며 한숨을 쉰다. 그러나 어느 순간 더 깊어 보이는 그들의 눈동자를 바라보면 알 수 있다. 내면의 빛이 그 어느 때보다 더 밝아지고 있음을.
평생 사랑할 자신이 있냐는 질문은 정말 순수하게 궁금해서 물어봤다. 왜냐하면 나는 아직 자신이 없으니까. 고맙게도, 모두 진지하게 고민하고 대답해 준다. 솔직하게 잘 모르겠다고 답한 사람도 있었고, 이후에는 정과 의리가 더 중요하다고 대답한 사람도 있었다. 중요한 건, 이 질문에는 정답이 없다는 것이고, 결혼을 앞둔 모든 이들은 각자 자신만의 방식대로 상대방과 함께 할 준비가 되었다는 것이다.
영화를 보면, 이전에는 알지도 못했던 사람을 어느 순간 만나, 이제는 없으면 못 살 것 같이 행동하는 주인공들이 나온다. 그전까지는 알지도 못했던 사람을, 갑자기 목숨을 바칠 정도로 사랑한다고? 이해가 가지 않았다. 지금은 조금 다르다. 나도 저런 주인공과 같은 사랑을 할 수 있을지 궁금하다. 목숨을 바쳐도 모자랄 것만 같은 사람을 만날 수 있을지 고민이다.
올해 겨울은 유난히 더 춥게 다가오는듯하다. 그래도 다행이다. 그 어느 순간보다 따뜻하고 행복할 결혼식에 초대받게 되었으니. 내가 지닌 조그마한 온기를 나눠 행복을 더해야겠다. 향후 내 차례가 되어 평생을 사랑할 수 있는 연인을 만나 서약하는 순간, 모두에게 나누어줬던 온기가 조금은 돌아오길 바라며.
- 2023.11.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