쿨함이란 무엇인가
제가 본 사람 중에 가장 쿨한 남자 T 씨.
쿨함이란 무엇일까요. 그는 쿨함에 대한 끈기 있는 고민과 연구 끝에 지금처럼 쿨한 남자가 된 것일까요.
그는 쿨한 남자니까 뭐든 잘하고 여유와 자신감이 넘칩니다. 회사에선 모든 업무에 통달, 각종 잡기에 능하고 온갖 지식을 가진 완벽한 커리어맨이고 요리도 만능, 가정에도 충실한 멋진 가장이라고 합니다.
그리고 그가 젊은 시절에 만났던 수 많은 여자들, 그가 해본 대단한 경험들, 심지어는 어제저녁에 다녀온 그의 안목으로 선택한 훌륭한 식당까지.
그의 삶에는 그런 쿨한 부품들이 넘쳐납니다.
참고로 그의 모든 쿨한 면모는 T 씨가 단상에 올라 연설을 하는 연사 같은 말투로 저에게 직접 설명해 준 것들입니다. 아, 물론 제가 들려달라고 한 건 절대 아니에요. 전 정말 하나도 안 궁금했어요.
T 씨는 말합니다.
”제 와이프는 SNS를 즐겨해요. 결국 남들을 좇아 따라 하고 남에게 보여주기 위한 삶을 살고 있으니 염려되기도 하죠. 그게 문제예요. 그 시간 자체를 즐겨야 한다고요. 전 그렇게 SNS에 보이는 모습에 집착하지 않거든요.
저는 지난 주말에도 유명한 호수공원에 다녀왔고 아이와 체험학습도 했어요. 저희 아이 동영상 좀 보세요. 너무 예쁘죠? 저녁엔 제 가장 자신 있는 메뉴로 식사를 직접 준비했답니다. 이게 그 사진이에요. 전 플레이팅에도 신경을 쓰는 편이거든요. 여기 이 사진도 보시면, 이건 제가 예전에 만들었던 음식인데 전 옛날부터 요리를 좋아했어요. 제가 중학교 때에도...... “
쿨하다는 것은 결국 쿨한 사람으로 보여지는 것. 쿨한 사람이 되기까지 타인의 시선을 끌기 위해 얼마나 많은 쿨한 노력들이 있었는지를 생각하면, 결국 쿨함이란 쿨하지 못한 노력에서 오는 것일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