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을 걷다가 소나무 그늘 아래 보라색 꽃밭을 만났습니다. 새까만 그늘에 내던지듯 드는 볕과 짙은 녹색 이파리. 그 모든 색들에 조금도 지지 않는 선명한 대비의 꽃무리들.
저 꽃의 이름이 맥문동이라는 걸 오늘 처음 알았습니다.
걸어가던 길이 맥문동의 이름을 아는 사람과 함께라서 너무도 다행이었습니다. 오늘은 무척 즐거운 날이었기에 맥문동은 이제 보기만 해도 즐거운 꽃이 되었습니다.
이제 맥문동 꽃을 보면 마음이 즐겁고, 그 한 켠에서 맥문동의 이름을 알려 준 사람을 떠올릴 것입니다. 어떤 날은 소나무 무리를 보면 그 아래 그늘에 맥문동이 피어있지는 않은지 다시 보게 되겠지요.
길을 걷다 마주할 수 있는 행복의 종류가 오늘 또 하나 늘어났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