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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색림 Aug 17. 2022

비출산과 비거니즘을 지향합니다

지구의 지속가능성에 대한 소소한 개인적 의견

#소소한개인적의견

나와 남편이 현재 지구의 지속가능성과 미래에 기여하는 바가 있다면 그것은 아이를 낳지 않기로 한 것과 비건을 지향하는 생활방식을 실천하려 노력하는 것이라 하겠다. 버려지는 새 생명이 널린 이 세상에서 아이를 기르고 싶다고 꼭 우리 유전자로 새로운 생명을 만들어야만 하나, 입양하는 게 훨씬 윤리적인 선택이라는 생각을 (신기하게도) 둘 다 갖고 있었다. 인구감소가 큰일인 것처럼 각국 정부는 떠들어대고, 여성의 몸을 아이 낳는 도구쯤으로 취급하며 통제하려 드는 무리들이 널린 신물 나는 세상이다. 나는 개인적으로 아이를 덜 낳는 것이 지구의 지속가능성을 높이고, 이미 세상에 나온 아이들의 미래를 밝게 만들고, 여성들이 인간답게 살 수 있는 길이라 믿는다. (그러니까 낙태죄 폐지는 모두가 사람답게 살 길인 것이다. 원치 않는 임신으로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고통받아야만 하나. 만약 남성이 임신을 할 수 있는 사회였다면 낙태죄라는 죄는 생겨나지도 않았을 거라는 데 500원 건다)


코로나 초창기에 남편과 나는 비건 관련 다큐멘터리를 보고 나서 채식 위주로 식단을 꾸리기 시작했다. 채식 요리책을 여러 권 참고하고 장바구니에 육류, 생선, 축산품을 담지 않은 지 오래다. 재택근무 덕에 회식이 없어 식단을 타협해야 할 일도 없다. 외식도 채소 위주로 하게 됐다. 육류 위주의 식단이 브라질 열대우림을 파괴하고 원주민들의 목숨을 앗아가는 일을 부추길뿐더러 각종 성인병의 원인이라는 사실을 왜 학교에서 배우지 않은 걸까. 채식 위주로 먹다 지난 주말 시댁에 방문해 고기와 육가공품 위주의 미국 식사를 했더니 지금 며칠 내내 속이 좋지 않다.


물론 둘 다 잦은 해외출장으로 비행기를 많이 타면서 배출한 탄소량을 생각하면 우리가 하고 있는 노력이 소용없는 거 아닌가 생각이 들 때도 있다. 여전히 비행기를 탈 수 있는 건 전 세계 인구 중 부유한 소수이지만 기후재앙의 피해는 비행기 한 번 안 타본 가난한 사람들에게 돌아가는 게 현실이다. 직업상 근무시간 내내 뉴스란 뉴스는 과다 섭취하는 게 일인 나는, 세상을 알면 알수록 누리는 자와 누리지 못하는 자 사이의 헤아릴 수 없는 간극을 들여다보며 월급을 받고 밥을 먹고 세월을 보낸다. 내가 할 수 있는 게 없는 것 같은 무기력함을 느끼기도 한다. 그래도 내가 조금이라도 보탬이 되고 간극을 메우는 방법을 끊임없이 배우고 실천하는 게 지구공동체 구성원으로서의 최소한의 의무라 생각한다.


올여름 내내 지구 곳곳에서 산불, 홍수, 폭염으로 사람들이 무더기로 죽어나갔다. 과학자들에 따르면 삼 년째 지속되고 있는 코로나 판데믹은 앞으로 수없이 나타날 판데믹의 서막에 불과하다. 하루아침에 세상을 바꾸지는 못하더라도 모두가 연결되어 있는 세상의 한 축으로서 나 혼자라도 조금씩 노력해 나간다면 오늘보다 조금이라도 나은 내일이 오지 않을까 기대해본다.


#비거니즘 #비출산 #지속가능성 #낙태죄폐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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